투자유치 기업 정보 유출 파문 확산 市감사위, 의료기업 ‘메드라인’ 관련 정보 유출 수사 의뢰 정치적 배경 ‘목적 감사’ 등 각종 설 난무…수사 결과 촉각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8년 03월 21일(수) 19:55

광주시가 3천억원대 투자유치 기업의 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공직자들에 대한 경찰 수사를 공식 의뢰키로 했다. 하지만 시청 안팎에서 이 사안과 관련 정치적 배경설 등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는 데다, 감사위원회의 감사에 대해서도 ‘목적 감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21일 “시 간부 공무원 A씨(3급)와 B씨(4급) 등 2명과 청와대 행정관 C씨 등 모두 3명을 직무상 비밀누설죄 등의 혐의로 광주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감사위는 현재 진행중인 자동차밸리위원회 기부금 부정 사용 의혹에 대한 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들을 함께 고발키로 했다. 감사위는 이들이 직무상 비밀누설을 금지한 형법 127조와 지방공무원법 52조를 어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감사위원회가 경찰 고발 대상으로 지목한 시 간부 공무원 2명은 자동차밸리위원회 기부금 부정 사용 의혹과 관련, 최근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감사를 받고 있다.

정보유출과 관련,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은 광주시가 지난달 초 투자유치 사실을 공개한 글로벌 의료기업 ‘메드라인(Medline)’이다.

당시 광주시는 100년 전 ‘녹색수술복’을 탄생시킨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 메드라인이 광주에 3천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 전문 인력과 청년일자리 등 350개의 새 일자리가 생겨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메드라인은 연매출 92억 달러(한화 10조원 규모)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세계 90개 국에서 비즈니스를 실행 중이다. 고용 직원만 1만5천명에 달한다.

정보 유출 건은 메드라인 관계자가 최근 광주시를 방문해 “기업정보가 유출돼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항의하면서 불거졌다.

감사위원회 조사 결과, 기업 정보 등은 이달 초 투자유치와 관계 없는 간부공무원으로부터 청와대까지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로 넘겨진 투자유치 자료 중 최근 자료의 경우 정상적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게 감사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감사위가 이례적으로 소속 간부공무원과 청와대 행정관까지 고발키로 방침을 정하면서 시청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메드라인 투자유치 관련 자료가 특정 광주시장 출마자 캠프로 건네졌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감사위의 자동차밸리위원회 업무 관련 감사가 결국 정치적 배경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감사위 관계자는 “공식 자료 이외의 내용이 해당 공무원들에 의해 외부로 유출됐다”며 “업무 관련성이 없는 만큼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