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재단 역점사업 차질 ‘불가피’ 이사장·상임이사 동시 공석 눈 앞…혼돈 속으로 김양래 “비위의혹 제기·도 넘은 시민단체” 주장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2018년 03월 21일(수) 20:24

21일 서구 쌍촌동 5·18기념재단 사랑방에서 김양래 재단 상임이사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재단은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김영진 신임 이사장 거취와 최근 응모원서 접수를 마감한 차기 상임이사 선출에 대한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올해 5·18기념재단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각종 사업과 진상규명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사장 사임과 현 상임이사가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서 이사장·상임이사 동시 공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임이사 공개모집 과정에서 시민단체가 ‘깜깜이 추진’ 주장을 제기함에 따라 이번 이사회는 이사장과 상임이사 모두 공석으로 남겨둔 채 회기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5·18재단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김영진 신임 이사장 거취와 최근 응모원서 접수를 마친 차기 상임이사 선출에 대한 안건을 22일 이사회에서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로부터 ‘밀실추천’ 의혹을 받아온 김 이사장이 지난 19일 오후 ‘더는 이사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뜻을 재단 측에 전달했다.

오는 23일로 3년 임기를 마치는 김양래 상임이사는 차기 상임이사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 임기가 끝나면 15명 이사진 가운데 한 명으로 돌아간다.

만약 이사회가 김 이사장을 설득하고, 차기 상임이사를 공백기 없이 선임하더라도 재단이 지금 혼란을 수습하고 당면 과제를 차질 없이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단은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이 주둔했던 옛 광주교도소에서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 의심지 발굴조사를 지난겨울 한파와 ‘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을 이유로 잠시 중단한 상태다.

광주 시내 공사현장에서 5·18 희생자 유골을 수습했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옛 교도소 밖에서도 암매장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다.

또 ‘5·18 북한군 개입설’을 유포한 지만원씨와 역사 왜곡 회고록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두환 전 대통령을 상대로 민사·형사소송을 해를 넘겨 진행 중이다.

여기에다 5월 16-17일 열리는 아시아인권헌장 광주선언 20주년 기념행사, ‘5·18 진상규명 특별법’으로 출범할 진상규명위원회에 전달할 자료 정리, 5·18 학교 교육 교재 발간 등 사업도 산적해 있다.

5·18재단은 “광주시 특별감사 요구와 검찰수사 의뢰 등으로 각종 의혹을 제기해온 시민단체 요구에 따라 이사장, 상임이사 동시 공석 우려 사태에 직면했다”며 “5·18이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광주시민에게 호소했다.

이날 ‘재단 정상화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이 재단의 각종 비위 의혹을 제기하며 보였던 행동에 대해 ‘도 넘은 행위’, ‘부적절하다’는 뜻을 밝혔다.

김 상임이사는 “지난해 일부 시민단체들의 특별 감사 요청과 사기·횡령 혐의 등의 검찰 고발로 조사를 받아왔다”며 “24가지 의혹 가운데 절반은 혐의가 없고, 6개는 경미, 6개는 시정 대상이라는 시 감사결과에도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수사기관 처분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시민단체는 이러한 문제 제기를 이사장 선출, 상임이사 공모에까지 끌어들였다”며 “정의롭고 도덕적인 입장에 서 있어야 할 시민단체의 태도로서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