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지덕(地德)

2018년 03월 28일(수) 18:55

오후에 방문한 중년의 여성은 어금니 턱이 무척발달하고 얼굴은 창백에 가까운 백색(白色)을 띠고 있었다. 어금니 턱이 발달한 사람은 욕구가 강하다. 욕심이란 모든 행동의 원동력이며 무언가를 이뤄내는 힘이니 어떻게 보면 욕심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원동력일수도 있다. 그러나 어금니턱뼈가 과도하게 발달해 버리면 끝없는 욕구에 자기 스스로를 억제하기 힘들다. 얼굴색이 백색(白色)은 강한 금(金)의 기운을 뜻한다. 강직하며 완벽주의자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턱뼈와 얼굴색으로 봐서는 자존심이 강하고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전형적인 금형(金型)의 상(相)이었다.

허나 그 얼굴에 턱이 빈약하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여자는 턱이 원만하게 잘생겨야 음덕(陰德)과 지덕(地德)을 얻어 덕성이 있고 가정을 평화롭게 지키며 자기 뱃속에서 나온 자식 덕(德)을 보게 된다. 턱이 빈약하고 명운(命運)중에 자식궁이 약하면 자식으로부터 효도를 받기 힘들게 된다.

이렇게 상(相)에 문제가 드러나면 사주에도 반드시 흉신(凶神)으로 나타난다. 그녀의 자식궁은 절지(絶地)에 들어가 있고 가장 필요한 용신(用神)또한 자식궁으로 인해 형살(刑殺)을 당하고 있었다. 이러한 것을 읽고 있을때 그는 운명(運命)중에 숙명(宿命)을 애기 하고 있었다.

“근데 이 아이와 저는 전생에 무슨 악연이었을까요?”, “도대체 이 아이는 언제 집을 떠난답니까? 하루하루 이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지칠대로 지쳤네요”라는 것이었다. 마치 계모가 미운 자녀를 어떻게든 내보내려고 하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녀는 명문대 출신에 결혼한 후 외아들 하나를 낳아서 애지중지(愛之重之)해서 키웠다. 악기부터 고급과외까지 자신이 직접 코치를 하면서 시켰다고 한다. 오직 명문대를 보내 출세를 시켜야겠다는 일념으로 양육을 했으나 중학교 때 사춘기가 들어오면서 엇나가기 시작했고 엄마가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하고 듣기 싫은 소리만 무한반복 한다는 것이다. 그 세월이 20년이 흘러서 이제는 서른살 중반이 돼 버린 그 아들은 아직 취직도 못하고 돈만 갖다 쓰고 매일 자신과 다툼이 되는 업(業)둥이 아들이 돼 버렸다.

생물은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하여 면역력을 높이며 스스로 진화해왔다. 스스로 진화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사멸한다. 오랜 시간 인간의 손에 사육된 동물들은 야생에 방류하면 적응에 실패해서 죽고만다. 자립심과 자기주도 학습을 익히게 하지 못하면 부모에게는 물론이고 자식에게도 큰 불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