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보조금 횡령 복지법인 원장 구속 급여·수당 등 2억7천만원 챙겨 순천=정태화 기자

2018년 04월 08일(일) 20:01

경찰이 수년간 억대의 장애인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사회복지법인 원장을 구속했다.

8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장애인 급여와 수당 2억7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횡령, 사회복지사업법 위반)로 사회복지법인 원장 김모(48)씨를 구속했다.

법인 설립 시 투입한 기본재산 8억1천360만원을 감사가 끝나자마자 빼낸 혐의(사회복지사업법 위반)로 법인이사장 정모(74·여)씨와 후원회사 대표 정모(63)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지난 2008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순천에 있는 지적장애 및 중증장애인 생활 시설 원장으로 일하면서 국고보조금으로 고용한 장애인들에게 지급하는 급여와 장애수당 등 2억7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시설에 거주하던 지적장애 2급, 3급 장애인을 각각 직원으로 고용해 빨래, 청소 등 허드렛일을 시키고 5년여간 국고보조금으로 지급되는 급여 1억3천700여만원을 착취했다.

또,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정부에서 매월 받는 장애수당 통장을 직접 관리하며 간식비, 소풍 등 야외활동 비용의 명목으로 1억1천900여만원을 인출해 썼다.

경찰 조사결과 간식비 등은 정부보조금이나 후원금으로 전액 충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씨는 시설 운영비로 마늘 1천820㎏을 사들여 지적장애인들과 직원들을 동원해 흑마늘즙을 만들어 시중에 팔고 재탕한 즙을 장애인들에게 팔아 이들의 통장에서 2천7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김씨의 죄질이 나쁘다”고 말했다./순천=정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