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관의 안전은 여러분이 지켜주세요 박달호 |
| 2018년 04월 10일(화) 19: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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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봄꽃 향기에 설레는 어느 봄날. 용감했고, 아름다웠고, 사랑했던 소중한 세 영웅이 우리의 곁을 떠났다.
지난달 30일 충남 아산시 한 국도에서 유기견 구조출동에 나섰다가 현장활동 중 불의의 사고로 우리의 곁을 떠난 故김신형, 故김은영, 故문새미 소방관. 지난 30여년간 ‘소방관’이라는 직업적 소명을 부여받고 근무했던 매 순간,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을 기억해보면 동료를 떠나 보내야 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함께하지 않았을지라도,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알지 못할지라도, 위험과 두려움의 공포 속에 늘 맞닿아 있다는 동료애 때문일까? 우리는‘소방관’이라는 직업적 연결고리 속에서 기쁨과 슬픔을 공유한다.
타인을 위한 숭고한 희생, 국민의 생명을 지키라는 소방관 사명은 제복을 입고 근무하는 우리의 존재 이유이지만 불의의 사고로 인한 동료의 비보가 전해오는 순간이면 하늘의 부름이 너무 가혹하게만 느껴진다.
동료를 잃는 슬픔이야 어떤 단어로도 형용할 수 없지만, 근무 중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불길에 넘실대는 화재현장, 익을 듯한 뜨거운 열기와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아닌 출동 중 꽉 막힌 도로와 자존심을 짓밟는 시민들의 폭행과 욕설이다.
최근에는 시민의식 향상과 언론과 소방기관의 열띤 홍보로 과거에 비하면 많은 차들이 소방차량의 출동로를 열어주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 출동현장은 1분1초가 아까운 급박한 순간에 도로는 꽉막혀 있고 싸이렌과 경적소리에도 차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제 갈길만 찾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소방차들을 중앙선을 넘어야 하고, 신호를 위반해야하며, 위험한 곡예운전을 시도해야한다.
지난달 20일 대구광역시 달서구에서 호흡곤란 환자에게 출동하던 구급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 시간 내 신호를 통과하려는 차량과 급박한 순간 다급히 환자에게 출동하기 위해 달리는 구급차가 부딪쳐 출동 중이던 소방대원들이 크게 다쳤다. 비록 자신의 신호가 켜졌더라도 들려오는 사이렌소리에 속도를 낮추고 구급차에게 양보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임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이런 배려의 문화 결핍 뿐만 아니라 현장활동을 하는 우리 소방대원들에게 직접적인 위해가 되는 구급대원 폭행과 욕설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심각한 문제이다. “술에 취해서”,“구급차가 빨리가지 않는 것 같아서”가지각색의 이유가 있지만, 이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지 못하는 범죄행위다. 이러한 비이성적인 범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귀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소방대원들의 사기저하 뿐만 아니라, 직업에 대한 회의감, 나아가 소방서비스의 질적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방서에서는 이 같은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무용서와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단할 것이다.
우리는 최선보다 최고가 되길 원한다. 우리의 일은 세상 그 무엇보다 숭고하고 갚진 생명을 구하는 일이기에 우리는 최고여야 한다. 영화 속 히어로처럼, 심장이 멈춘 환자를 기적같이 살리고 재난현장에 뛰어 들어 생명을 구하는 영웅들의 탄생은 시민여러분의 응원과 배려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당신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 우리를 기다리고 의지하는 국민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당신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
여러분의 배려와 도움에 오늘도 우리는 못다 핀 세 영웅들을 희생은 가슴속에 새기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땀 흘려 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