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고 주먹질까지…경찰 ‘수난시대’ 광주 3년간 공무집행방해 입건 720·구속 99명 피의자 80% 만취 상태…법질서 확립 엄벌해야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2018년 04월 23일(월) 20:25

광주지역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민중의 지팡이’로 불리는 경찰을 상대로 한 폭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공권력 경시 풍조를 근절하고 법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엄벌해야 한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23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공무집행방해 사범은 총 720명으로 이중 99명이 구속됐다. 이는 하루에 2명 꼴로 공무집행방해 사범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역시 공무집행방해 사범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경찰에 검거된 공무집행방해 사범은 총 60명으로 이 중 5명이 구속됐다. 여기에다 일선현장에서 소소한 몸싸움과 폭언 등 공식화되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공무집행방해 사범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경찰 관계자는 분석하고 있다.

물론 공무집행방해 사범이 줄어들지 않는 데는 경찰 폭행에 사법기관이 단호하게 대처하는 점도 한몫 거들고 있다. 수사당국은 공무집행방해 관련 경찰 민원이 늘어나면서 2014년부터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공무집행방해 사범의 경우 술에 취한 상태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경찰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공무집행방해 피의자 10명 중 8명은 술에 취한 상태로 집계됐다.

실제로 이날 경찰관을 폭행한 남성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술집에서 행패를 부리고 경찰관을 때린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김모(59)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김씨는 이날 오전 0시5분께 광주 북구 한 술집에서 술값을 지불하지 않고 종업원에게 행패를 부린데 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A(44) 경위에게 욕설을 하는 등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경찰관의 공무를 방해한 전력이 2차례 있는 점으로 미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북부경찰서는 또 이날 장애인과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한 추모(35)씨를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추씨는 전날 오후 9시10분께부터 25분간 북구 한 이면도로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던 중 귀가를 권유한 장애인 B(53)씨의 휠체어를 발로 차고, 이를 말리던 C(44)씨 뺨을 2차례 때린 혐의다. 추씨는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의 얼굴에 침을 뱉고, 손가락을 잡아 꺾은 혐의도 받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도 이날 쌍방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때린 김모(22)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김씨는 전날 오전 3시25분께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편의점 앞에서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D(30) 순경의 근무 모자를 찢고 멱살을 잡아 흔든 혐의다.

이처럼 경찰의 공권력을 경시하는 경향은 자칫 경찰관 공무집행의 위축이나 사기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더욱이 공권력이 지장 받으면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도 절실한 실정이다.

광주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이 일선 단속현장이나 사고 현장에서 공무를 수행하면서 폭행과 욕설은 듣는 건 비일비재하다”며 “하지만 시민 안전을 위해 일하는 경찰관에게 공무집행방해 행위는 엄연한 범죄인 만큼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