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성공 이후의 한반도평화와 광주 김영집 지역미래연구원장·기차타고 신의주가자운동 공동추진위원장

2018년 04월 27일(금) 19:40

한반도에 기적의 봄이 왔다. 한국현대사의 3대 기적을 말하라면 전쟁의 폐허를 딛고 한국경제의 성공을 이룬 한강의 기적, 월드컵 4강신화의 기적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을 계승해 드디어 한반도의 평화시대를 열 오늘 문재인-김정은 남북정상회담이 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이 갖는 의미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 남북사이의 긴장의 완화와 평화체제가 열리는 것 둘째, 남북 이산가족 문화 경제교류의 재개, 셋째 북미정상회담의 가교로 한반도 종전과 평화협정 실현의 주춧돌을 만드는 것이다.

아마 이 세가지 의미는 완벽히 이루어질 것이다. 비핵화를 통한 평화선언, 핫라인설치와 이산가족 상봉 등 교류재개선언, 비핵화를 통한 북미평화협정과 수교를 위한 조건 마련이 원만하고 포괄적으로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남북 모두가 이런 상태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그간의 특사방문 실무회담 등을 통해 거의 동의지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또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각국의 경제와 체제 안정에 필요하기에 정상회담 직후 적극적인 환영성명이 나올 것이다.

서울도 평양도 아닌 세계 유일의 분단국을 상징하는 미무장중립지대 경계선인 판문점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은 김대중 김정일간의 6·15공동선언과 노무현 김정일간의 10·4선언이 완성되고 이행되는 결정적인 순간이 된다.

또한 남북정상회담 성공은 한반도의 운명적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전세계적 범위에서 낡은 냉전질서의 마지막 해체를 선언하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성공은 매우 중요하지만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1단계를 통과하는 과정일 뿐이다. 2단계는 북미정상회담이다. 조심스럽게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예측하지만 국제정치분석가들 사이에선 낙관과 비관이 오간다.

북한은 중국이 주장하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동시에 추진하는 쌍궤병진(雙軌幷進)과 유사하면서도 미국의 선 핵폐기후 보상이라는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것을 혼합하는 단계 동시행동론으로 나갈 전망이다.

이에 트럼프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수교로 간다는 포괄적 합의 이후의 단계적 전략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볼턴이나 폼페이오라는 강경매파를 북미협상의 포스트로 세운 것은 불안감을 준다. 그들은 북한이 미국의 조건을 하나라도 받지 않을 경우 즉각 군사적 옵션으로 압박하는 일을 날것으로 구사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북한 또한 체제 보호 제일의 수단으로 완성했다는 핵을 폐기하면서 일방적으로 미국에게 끌려가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말이 정상회담이지 사실상 불꽃 튀는 대결로 결과는 한 치도 낙관하기 어렵다.

그러기에 여전히 중요해 지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끈질긴 지렛대적 역할이다. 안으로는 국론을 통일하고 밖으로 남북정상회담 후 곧바로 북한과 미국이 평화협상을 성사시키도록 전방위적 노력을 해야할 판이다. 한편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이 미국 북한의 평화체제실현을 압박하는 존재로 만들어 가는 다자 외교를 성사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도 풀어야 한다.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게 되면 한반도 평화체제는 비로서 실현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만일 실패한다면 남·북·미국간의 관계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위험한 파국적 전쟁국면과 각각의 전략적 패배, 세계사적 평화질서실현의 처절한 실패를 가져올 것이다. 실익차원을 넘어 끔직한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절호의 기회가 실패하지 않도록 문재인정부와 남북의 노력을 응원하고, 국력을 모아야 한다.

한편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을 위한 국가적인 노력과 함께 아래로부터 국민들의 평화를 위한 운동이 요구된다. 최근 광주시는 시청에 남북단일기를 달고, 내년도 세계수영대회에서 남북단일팀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시민사회에선 백악관에 평화협정을 요청하는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5·18 평화선언과 단일기달기운동도 한다. 민간단체들의 청소년 북한 수학여행추진 청원운동도 있고, 기차타고 신의주 가자는 교류운동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민주평통도 그간의 보수적 태도를 일신하여 시민사회와 함께 평화통일을 숙의하는 평화포럼을 곧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모두 훌륭한 시도들이다.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해 국가의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지방정부, 학계, 시민사회, 경제계 등의 공동의 참여와 운동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은 우리 남북한 민중의 교류와 협력속에서 공존의 세상을 여는 우리민족의 행복한 삶이라는 구체적 결과로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기적을 만들자. 철학자 베르그 송의 ‘미래란 우리가 기대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는 말처럼 한반도 평화의 미래를 기대하고 그 기적을 위한 시민의 참여가 요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