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께 받은 사랑 이웃과도 나눌래요” ‘대한민국 효부상’ 필리핀 이주여성 민다에이치버하이씨 1999년 결혼 후 시부모 모시며 아이 셋 키운 ‘워킹맘’ 아픈 남편 대신 실질적 가장 역할도…주변 칭찬 자자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

2018년 05월 24일(목) 20:03

“시부모님께서 애정과 사랑을 주신 만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3명의 아이를 키우며 18년간 시부모를 극진히 모신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여성 민다에이치버하이(47)씨가 최근 대한민국 효부상을 수상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4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월산동에 거주하는 민다씨는 지난 16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사회복지법인 가정복지회에서 주최한 ‘제10회 대한민국 손순자 효부상 시상식’에서 상패와 상금을 받았다.

특히 대한민국 효부상을 수상한 이주여성의 사례는 이례적인 만큼, 그의 시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극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다씨는 “아이 셋을 키우며 바깥일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시부모님께서 충분한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며 “이 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도 전적으로 저희 시부모님, 특히 본인도 편찮으신데 며느리를 도와 집안일을 도와주신 시어머님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지난 1999년 남편을 만나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가정을 꾸린 민다씨는 동네에서도 ‘월산동 효부’로 이름이 높았다.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 온 민다씨는 남편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입은 심각한 부상으로 직장 생활을 할 수 없게 돼 영어 강사로 일하며 아들 셋을 키우고, 일과 가정을 챙기는 등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도맡아왔다.

특히 민다씨는 가장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시부모님에 대한 애정과 사랑은 각별했다.

현재 당뇨를 앓고 있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시어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그는 매일 같이 병원과 직장, 가정을 오가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담낭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시아버지를 끝까지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다씨는 “젊은 시절 낯선 한국 땅에 시집와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시부모님께서 주신 사랑이 있었던 덕분에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시부모님은 이제 나의 친부모님과도 같다. 늘 저를 딸처럼 생각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이제 시부모님에게 받았던 사랑을 토대로 한국에도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 다양한 나눔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그는 한국에 정착한 후 공부에 열중해 한국 이민 귀화적격자 시험에 합격했으며,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도 수료해 당당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각종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민다씨는 “한국에 살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생겼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어서 내 스스로가 혼자 노력을 많이 한다”며 “현재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항상 열람하고 신청해 참여한다”고 자랑했다.

끝으로 민다씨는 “시부모님이 주신 사랑을 토대로 좋은 아내·엄마·며느리로서 한국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겠다”며 환히 미소지었다.

한편, 사회복지법인 가정복지회는 부모 부양의식이 약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노부모를 섬기는 일에 헌신하는 아름다운 며느리를 찾고자 지난 2009년부터 재일교포 박용진씨의 후원을 받아 전국에 있는 효부를 매년 발굴하는 일을 펼치고 있다./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