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구, 공폐가 관리 나몰라라 ‘주민들 고통’ 작년 빈집 584곳…도시미관 저해·악취 ‘풀풀’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 |
| 2018년 05월 24일(목) 20:07 |
남구 양림동 학강초등학교 인근 주택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한 공·폐가에서 흘러나온 악취로 인해 수년째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폐가 내 방치되고 있는 반려견들이 악취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해당 폐가에는 갈 곳을 잃은 10여 마리의 개들이 방치되고 있지만, 집주인이 없어 배설물 청소가 안 돼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악취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또 최근 기온이 급격히 상승해 파리나 모기 등 병해충까지 들끓어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주민 이모씨는 남구청으로 민원을 넣었지만,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씨는 “구청에서 집주인에게 주의 조치를 했다지만, 이것도 강제성이 없어 개선되지 않았다”며 “또 공가(폐가)의 경우 소유자의 철거 동의 없이 처리가 어렵다는 변명만 할 것이면 구청이 존재하는 이유가 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지역 곳곳에 거주민이 없는 공·폐가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각종 문제를 낳고 있다. 특히 상당수 빈집들의 외벽이 부서지고 무너져 내리고 있어 악취와 붕괴 위험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24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관내 장기간 방치된 공·폐가는 2015년 534곳, 2016년 593곳, 2017년 584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2016년 기준 남구 월산동 일대에만 312곳의 공·폐가가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재건축 시기를 기다리며 거주지를 도심으로 옮긴 인구까지 포함하면 실제 공·폐가 수는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공·폐가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정비·관리 및 철거 사업이 되지 않아 각종 문제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23일 오후 10시 남구 월산동 주택가. 길을 따라 늘어선 주택 사이로 빈집들을 쉽게 볼수 있었다. 담벼락이 완전히 부서져 내려 집 내부가 훤히 보이는가 하면, 사람 허리 높이까지 쓰레기가 가득 찬 경우도 목격됐다.
특히 빈집 내부에 각종 가구와 생활 폐기물, 가축 분뇨 등이 방치돼 심한 악취를 풍겼다. 또 한 폐가 건물 입구에는 ‘출입제한구역’이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해 보였다.
인근 주민 한모(65)씨는 “마을 내 빈집에서 노숙자들이 자는 모습, 학생들이 담배 피우는 모습 등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며 “더 큰 문제는 악취인데, 그 정도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최근 이곳에 폐가가 많다는 소문 때문에 공포체험을 하러 오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안전사고 문제도 우려된데도 행정기관은 팔짱만 끼고 있을 뿐 아무런 대책도 없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할 구청은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에 임의로 정비를 하거나,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매년 10개소 내외의 공가(폐가) 철거 및 폐기물 처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업 진행이 쉽지 않다”며 “건축주의 신청이 없으면 철거가 어려워 구청도 답답한 입장이다”고 해명했다.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