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산행의 최고 묘미는 안전산행 김용선 광주시 119산악구조대장

2018년 06월 11일(월) 00:24

여름은 짙푸르다. 창문만 열어도 방안 가득히 녹음이 밀려들어오는 것 같다. 바람과 함께 시작한 숲 향기 가득한 산행은 일상의 고단함을 일시에 날려주며 탐방객들의 발걸음을 여름 산의 정취 안으로 이끌어 들인다.

하지만 열정과 설레는 마음만으로 준비 없이 시작한 여름산행은 불벼락 뙤약볕으로 중무장한 여름이라는 계절 앞에서 절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나친 체력소모는 여름산행에 있어 가장 조심하여야 할 부분으로 산이라는 공간적 특수성 때문에 탈진 등의 산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발령된 날에는 가급적이면 등산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한 낮에는 높은 온도로 인해 체력 소모가 심할 수 있으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산행을 하여야 한다. 때문에 탐방객들은 더운 여름철 산행을 계획하기에 앞서 그날 날씨와 자신의 체력을 잘 고려해서 산행 코스를 정해야 한다.

여름철 산행은 땀과의 전쟁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땀을 흘리기 때문에 수분 보충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탈수 증상에 빠질 수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기보다는 갈증이 날 때마다 소량으로 여러 번 나눠 마셔야 한다. 만약 탈수증상이 나타나면 허리띠와 신발 끈을 느슨하게 한 뒤 그늘에서 물을 마시며 쉬어야 하고 증세가 심하면 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도시락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부패하기 쉬운 김밥, 샌드위치 등의 도시락보다는 냉동식품이나 마른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간식 또한 과자 등 마른 음식을 위주로 챙기고 충분한 물과 함께 염분을 보충해주는 소금기가 있는 스낵이나 이온음료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여름철에는 수시로 날씨가 변하기 때문에 반드시 우비 또는 방수 기능이 있는 기능성 의류를 챙겨야 한다. 산은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땀에 젖은 옷을 입은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땀의 흡수와 건조가 빠른 기능성 의류를 착용하고 저체온증을 대비한 여분의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요즘 조심해야 하는 진드기 등 벌레에 물리거나 풀독 방지를 위해 되도록이면 긴 소매 옷과 긴 바지를 착용하고 풀밭에 앉거나 눕거나 옷가지 등을 풀밭에 두는 행위는 금해야 한다. 만약 긴팔이 불편하다면 쿨토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등산 시에는 정해져 있는 등산로로 산행을 해야 한다. 여름 산행은 수풀이 우거져서 등산로를 조금만 이탈해도 다른 사람의 시야를 벗어나게 된다. 조난사고가 나는 경우는 대개 탐방로에서 이탈하여 길을 잃게 되거나 실족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여름 장마철에는 낙뢰에 주의해야 한다. 낙뢰는 탁 트인 능선, 철 구조물, 높은 나무 등에 떨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산행중 비가 오거나 낙뢰가 예상되면 탁 트인 능선보다는 낮은 지대를 찾아 몸을 피하고 몸에 부착된 금속성 물건을 신속하게 떼어내야 한다.

사고 발생 시 신고할 수 있는 핸드폰은 반드시 휴대해야 하며 산중에는 전파의 방해로 방전이 쉽게 되는 만큼 여분의 배터리도 꼭 구비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은 GPS 기능으로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구조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계곡은 적은 비에도 순식간에 급류가 형성돼 위험하므로 계곡에서 야영은 절대하지 말아야 한다.

일상과 도심을 떠나 사람과 자연이 가장 열정적으로 만난다는 여름 산행, 무더위와 땀방울이 맞부딪치는 여름산행의 최고의 묘미는 바로 안전 산행임을 꼭 기억하고 소중한 추억 만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