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태의 사주칼럼] 수(水) |
| 2018년 06월 13일(수) 19:14 |
이러한 자연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다 보니 상담을 할 때 자연의 법칙을 그대로 응용해서 풀어준다. 인간관계에서 융통성 있고 누구하고나 금방 친해지고 사랑을 많이 받는 친화력을 가진 사람은 자연의 모습에서 적당한 수기운(水氣運)이 있는 사람이다.
어느 날, 가족의 사주를 물어보는 중년의 여성은 남편이 워낙 고지식하고 왕고집을 가지고 있어서 고민이 있는 집안이었다. 헌데, 그 남편은 누구말도 듣지 않지만 묘하게 둘째 딸 말만 듣는다는 것이었다. 둘째딸 사주를 풀어보니 표현력과 사교성이 좋은 식상성도 발달돼 있었지만 전체오행의 구성이 음수(陰水)와 양수(陽水)가 적절히 섞여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물은 어디에나 스며들기 때문에 바위를 만나도 부드럽게 감싸고 돌고 고목나무를 만나면 자양분이 돼주며 메마른 땅에 닿으면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자연의 이러한 성품이 그대로 인생의 성품으로 드러난 것이다.
공자(孔子)가 말한 충성스러운 신하가 임금에게 간하는 다섯 가지의 간(諫)하는 법에도 보면 이러한 수(水)의 융통성이 들어가 있다.
첫 번째가 휼간(譎諫)이다. 대놓고 말하지 않고 넌지시 돌려서 간하는 것을 말한다. 말하는 사람이 뒤탈이 없고 듣는 사람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잘하면 큰 효과를 거둔다. 두 번째는 당간(戇諫)이다. 당간은 융통성 없이 고지식한 것이니, 꾸밈없이 대놓고 간하는 것이니 자칫 후환이 두렵게 된다. 세 번째는 강간(降諫)이다. 자신을 낮춰 납작 엎드려 간한다. 상대를 높여주며 좋은 낯빛으로 알아듣게 간하는 것이다. 우쭐대기 좋아하는 임금에게 특히 효과가 있다. 네 번째가 직간(直諫)이다. 앞뒤 가리지 않고 곧장 찔러 말하는 것이다. 우유부단한 군주에게 필요한 처방이다. 다섯 번째는 풍간(諷諫)이다. 비꼬아 말하는 것인데 딴 일에 견줘 풍자해서 말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간(諫)은 윗사람을 봐가면서 설득하는 일이다. 설득에도 전략이 필요한데 이때 물의 법칙을 잘 명상해보자.
물에는 일곱 가지 덕목이 있다. 낮은 곳을 찾아 흐르는 겸손(謙遜), 막히면 돌아갈 줄 아는 지혜(智慧), 구정물도 받아주는 포용(包容), 어떤 그릇에나 담기는 융통(融通), 바위도 뚫는 끈기와 인내(忍耐), 장엄한 폭포처럼 투신하는 용기(勇氣), 유유히 흘러 바다를 이우는 대의(大義)다. 노자(老子)또한 물의 ‘수유칠덕’(水有七德)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