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 카메라 ‘무용지물’ 광주 609대 가동 불구 지난해 단속 226건 그쳐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
| 2018년 06월 18일(월) 20:19 |
광주지역 쓰레기 불법투기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무인단속 CCTV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볼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일부 행정기관의 경우 불법투기 된 쓰레기만 수거할 뿐, 단속에는 모르쇠로 대응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18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쓰레기 불법투기를 예방하기 설치된 무인단속 CCTV는 총 609대(동구 61·서구 133·남구 101·북구 251·광산구 63)가 운영중이다.
이 중 지난 한 해 무인단속 CCTV에 불법투기된 쓰레기 총 226건(동구 30·서구 170·북구 26)만 적발됐다. 남구와 광산구의 경우 단속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무인단속 CCTV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더욱 문제는 600여 무인단속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쓰레기 무단투기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지역 무인단속 CCTV 바로 밑에는 버젓이 관급봉투에 담겨지지 않은 쓰레기 더미들이 쌓여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어 애꿎은 주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실제로 최근 광주 서구 쌍촌동 모 공사현장. 쓰레기 불법투기를 예견하듯 무인단속 CCTV가 버젓이 설치돼 있는데도 솜이불, 음식물, 재활용 분리수거가 필요한 생활 쓰레기 등이 담긴 비닐봉지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더욱이 무인단속 CCTV 바로 밑에는 ‘쓰레기 불법투기 목격자를 찾는다’는 글귀가 적힌 문구가 붙어있지만, 이마저도 수북히 자란 풀에 가려지고 글씨는 색이 바래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구청 홈페이지나 어플 등에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쓰레기 불법투기를 호소하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부 자치구에서는 근절 대책 방안을 강구하는 것 보다는 쓰레기 수거에만 비중을 두고 있는 현실이다.
불법 쓰레기 투기가 심해 민원이 잦은 동네의 경우 자치구 단속반들이 해당 동사무소나 동네 동장에게 CCTV 캡처 사진을 통해 투기자를 색출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계도조치를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문제로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시민 박모(48)씨는 “아침 출근 때마다 불법투기된 쓰레기 더미를 종종 목격하면서 왜 행정기관은 단속을 하지 않는가라는 의구심이 생길 때가 많다”면서 “이렇게 방치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인근 주민들만 피해를 본 것 같아 짜증이 앞서곤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모 구청 청소 담당 관계자는 “CCTV 중 사용기한이 지났지만 단속용으로 사용할 정도로 쓰레기 불법 투기 문제가 심각하다”며 “지자체에서 주민 협조를 얻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시민의식도 더해져야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