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졌지만 ‘응원’ 함성은 이겼다 붉은 악마 머리띠·티셔츠 입고 끝까지 “대~한민국” 광주 월드컵경기장·대형스크린 호프집 응원명소 부상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

2018년 06월 19일(화) 19:55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예선 첫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저녁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시민응원전이 펼쳐지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앞으로 2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끝까지 대한민국을 외치겠습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린 지난 18일 광주지역 곳곳이 태극전사의 승리를 염원하는 붉은 물결과 함성으로 뒤덮였다.

북미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 등 최근 큰 이슈가 많았던 데다 대표팀 전력을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전국적으로 월드컵 열기가 예전만은 못하지만 광주는 사뭇 달랐다.

광주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곳이기 때문이다.

이날 월요병을 딛고 많은 시민들이 외친 ‘대~한민국’ 함성 소리가 도심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어게인 2002년…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 전부터 시민들의 환호와 함성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경기장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학생·친구·연인·직장동료·가족 등 다양한 시민들이 붉은 악마 머리띠와 티셔츠를 입고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출산을 앞둔 주부 박민선(38)씨는 “아이에게도 대한민국의 함성 소리를 들려주고 싶어 이날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며 “당연히 승리했으면 좋겠지만 태극전사들의 땀방울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월드컵경기장에 모인 축구팬들은 한국 대표팀이 골 기회를 잡을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으며 스웨덴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갈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반 26분 박주호 선수가 허벅지를 다쳐 경기장을 나가자 안타까워하는 탄성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허용하자, 응원장의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월드컵경기장의 축구팬들은 낙담한 표정으로 깊은 탄식을 내뱉는 가 하면, 일부 축구팬은 실망감에 자리를 떴다. 하지만 “괜찮아”를 연달아 외치며 침체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축구팬이 많았다. 이곳의 시민들은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멀리 러시아에서 투혼을 불사른 태극전사에게 응원 함성을 보냈다.

◇대형스크린만 있으면 ‘북적북적’

대형스크린이 마련된 카페·호프집 등에서도 붉은 악마로 변신한 시민들이 첫 승리를 염원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대형스크린이 있는 호프집과 없는 곳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대형스크린이 구비된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호프집은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150석 모두 만석이 됐지만, 인근 다른 호프집은 평일처럼 휑한 모습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호프집 등에서는 대형스크린을 급히 마련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남구 진월동 한 치킨집은 SNS를 통해 ‘당일 대형스크린을 설치했다’ 홍보했으며, 행암동 한 카페에서도 100인치 스크린으로 월드컵을 중계했다.

직장인 최민혁(30)씨는 “대형스크린이 있는 곳에서도 명당이 있다”면서 “이날 퇴근이 늦은 바람에 좋은 자리를 다 놓쳐 갈 곳을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광주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 경기 예선전이 심야나 새벽에 종료되는 관계로 교통편의를 위해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을 개방할 계획이다. 예선 2차전은 오는 24일 오전 0시 멕시코전, 3차전은 오는 27일 오후 11시 독일전에도 월드컵경기장을 개방해 응원전을 이어간다./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