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활용 지역민 자긍심 키우겠다” 김승희 제10대 국립광주박물관장 광주 내 타 문화기관과 상호 교류·협력 생활밀착형 전시·시·도민 휴식처 마련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8년 07월 18일(수) 19:20

“광주와 호남, 전라도는 늘 마음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생 시절 일어난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제 마음속 빚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제라도 광주와 인연을 맺게 돼 영광이고 정말 기쁩니다.”

최근 제10대 국립광주박물관장으로 취임한 김승희(58·사진) 관장은 지난 16일 박물관 회의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김 관장은 광주에 오기 전 국립전주박물관장으로 재직했으며,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과장, 국립공주박물관장 등을 거쳤다. 전국 유수의 국립박물관에서만 26년 근무한 박물관 전문가로, 유럽 각국으로 순회 전시된 바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영혼의 여정-조선시대 불교회화와의 만남(2003)’전 등 다수의 의미 있는 전시를 기획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관장은 홍익대 대학원에서 불교회화사를 전공한 ‘불교미술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박물관에서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김 관장은 박물관에 대한 나름의 명백한 철학을 갖고 있다. 바로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문화 자긍심 제고다.

“문화기관은 과거로만 박제된 상태로 머무르는 게 아니라 당대 문화를 포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획자들은 늘 시대의 트렌드를 읽고 시·도민의 니즈를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박물관 전시는 역사를 담아내고 그 역사가 오늘날 현실 속에서 발현될 수 있도록 선보이는 게 주 목적입니다. 아무리 좋은 전시라도 관람객과 조응하지 않는다면 그 가치를 잃게 되죠. 지역 역사·문화의 전통성을 보존하고 이를 통해 시·도민들이 문화적 자긍심을 얻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관장이 취임한 해는 전라도 정도 천년이자, 박물관으로선 개관 4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다. 김 관장은 이 두 가지 이슈에 발맞춰 박물관에서 선보일 전시 계획을 밝혔다.

“먼저 박물관은 ‘전라도 정도 천년을 지켜온 사람들’을 소재로 한 전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박물관이 40년간 운영될 수 있도록 함께해 준 시민들을 위해 음악회를 열고 관련 인사들을 초청할 생각입니다.”

이어 박물관에서 선보일 전시도 좀더 변화·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을 다짐했다.

“논문식, 나열식 전시는 전문가가 아닌 시민들이 봤을 때 굉장히 따분하고 어렵게만 느낄 수 있어요. 이젠 한 발 더 나가서 쉽고 유쾌하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큐레이터들이 더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겁니다. 좀더 복잡하고 색다른 접근을 통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생활 밀착형 전시를 선보여야 하니까요.”

또한 김 관장은 광주 내 여타 문화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상호 교류발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취임 직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 광주시와 문화재단 등 여러 관계자들과 만나 인사도 나누고 상호 발전할 방향을 모색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통하고 좋은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함께 협력할 것을 논의했습니다.”

김 관장은 앞으로 박물관이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도 밝혔다.

“박물관에 ‘담’은 있지만 늘 ‘문’은 열려있습니다. 작은 정자를 만들고 곳곳에 평상을 설치해 시민 휴식처로 만들 예정입니다. 또한 도서관과 박물관은 출발이 같습니다. 박물관 내 아카이브 공간을 적극 활용해 전시도 보고 독서도 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려 합니다. 또한 그늘이 없는 박물관 정원을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양산을 비치해 활용토록 할 계획입니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