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경제와 농업인의 경쟁력 조창완 |
| 2018년 07월 19일(목) 19:38 |
|
WTO체제 출범이후 ‘세계화’란 기치 하에 무한경쟁과 시장경제란 도도한 물결이 우리 사회에 토착화되고 있다. 정부의 시장개입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으며, 시장성과에 대한 개별경제주체들의 책임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저효율, 고비용 구조를 청산해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자는 요구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한미, 한중 FTA 발효와 쌀 시장 개방 등 농산물시장이 완전 개방된 우리농업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시장경제 논리에 입각한 농업·농촌의 경쟁력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방화 시대 흔히 경쟁력 강화만이 농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옳은 말이다. 무한경쟁의 냉엄한 생존경쟁질서 하에서 경쟁력이 약한 경제주체는 시장에서 도태되어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 농업도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치열한 경쟁에서 낙후, 도태되지 않을 강력한 농업경영체를 육성해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무한경쟁 하에서 우리농업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농정도 변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농업경영인의 자세부터 먼저 변해야 한다.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에 따라 최근 기업가적 경영마인드를 갖춘 농업경영인이 다수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농촌현장에는 아직도 시대변화를 읽지 못하고 구시대적 사고와 농업경영에 매몰되어 있는 농업인이 다수 존재한다. 가격과 품질을 앞세운 수입 농산물이 넘쳐나는 농산물 공급과잉시대에 소비자들의 농산물 소비패턴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나, 농업인은 생산만 하고 판매는 정부와 농협에 맡기면 해결된다는 의타적 관행에 아직도 많은 농가들이 길들어져 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 농업인의 자생력은 취약해졌고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감이 농업·농촌에 팽배해 지고 있다.
더욱이 효율을 최대의 가치로 존중하는 시장경제 원리가 사회전반으로 예외 없이 확산되고 있다. 말하자면 농업경영 계획의 수립에서부터 시장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책임은 생산자가 지게 되고 경쟁의 결과에 따라 살아남거나 퇴출당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농지와 인력이 부족하며 자본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과거와 같이 생산만 해 놓으면 팔 수 있었던 농산물부족시대(Say‘s Law)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이제는 정부지시나 따르고 관행적으로 농사를 짓는 사고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국경이 따로 없는 무한경쟁의 지구촌 시장에서 세계의 일류 농산물과 경쟁해서 밀려나지 않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에 처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 같은 세계화의 물결하에서 농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농업인은 어떠한 대응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인가? 먼저 농업인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과거와 같은 정부에 의타적인 경영이나 전통적 사고에서 벗어나 시장과 소비자 취향에 맞는 창조적이고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 그리고 차별화된 제품과 브랜드화, 농업의 융복합화를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다음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작부체계를 수립해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제고하며, 경영기반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첨단농업시대를 맞아 비교우위의 기술력을 겸비해야 한다. 농사에 IoT, IT, AI 등 새로운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경영관리가 필요하다. 현대는 정보의 시대로 농업도 예외는 아니며 정보화에 뒤쳐지면 살아남을 수 없다. 시장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철저히 해 정보를 현금화해야 한다.
우리는 왜 이러한 농업인의 의식전환을 요구하는 것인가? 그것은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잘 적응해서 경쟁력 있고 수익성 높은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농업인의 의식이 변화하지 못한 채 과거와 같은 안일한 농사를 영위한다면 치열하게 전개되는 농가간, 지역간 더 나아가 국가간 경쟁에 뒤쳐져 마침내 도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경쟁과 시장논리는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이다. 이 흐름을 정확히 읽고 적극적으로 생존전략을 세우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자기의 삶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농업인 모두는 깊이 인식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