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하찮은, 일상의 애잔함 詩語로 풀다 ‘별을 보러 강으로 갔다’ 정양주 지음 문학들 1만원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8년 07월 29일(일) 19:16

30여년간 시를 써 온 시인이 마침내 첫 시집을 냈다. 이는 바로 정양주<사진> 시인의 ‘별을 보러 강으로 갔다’.

중·고등학교 교사로 30여년간 재직해 온 정 시인은 오랜 시간 동안 창작에 쏟아 온 열정을 한 권의 시집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시인이 시집에서 주로 다루는 것들은 작고 하찮은, 일상의 소재들이다. 폐교 운동장의 개망초, 죽은 지 한참인 마른 새, 기억마저 사라져가는 고향집 등이다.

이 모든 소재들을 관통하는 시인의 시각은 애잔하고 슬프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화려한 수사나 언어의 분절 없이 대상에 대한 명징한 묘사와 진술이 주는 시적 서정은 요즘 시집에서 좀처럼 얻기 힘든 즐거움을 준다.

어느 날 시인이 별을 보러 강에 가서 강물 속에 뜬 별을 볼 때, 별이 강물 속에서 튀어 오르고, 튀어 오른 별들이 모래알이 되고, 밤 깊어 서로 속삭이고, 서로 어깨를 토닥여 주고, 끼리끼리 모여 밤을 건너는 것처럼, “어깨 부축이며 함께 살아온 사람들 이름을 세다/지난밤 스무 살까지 다녀온” 시인의 삶이 강물 위에 뜬 별처럼 아름다운 시집이다.

곽재구 시인은 “40년 만에 첫 시집을 내는 이 ‘머저리 후배’는 눈물로 처음 쓴 시를 다시 고쳐 쓰고 싶어 한다”며 “눈물 속에서 쓴 사랑과 진실의 시를 다시 고쳐 쓸 때 세계에 시의 진보는 다시 시작될 것”고 평했다.

한편, 정양주 시인은 화순에서 태어나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9년 ‘무등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기간을 포함해 30여년간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시를 쓰고 있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