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는 액션 어려워 자괴감” 황정민, 1997년 박채서 북풍사건 첩보영화 ‘공작’ 8일 개봉 연합뉴스

2018년 08월 01일(수) 18:52

배우 황정민<사진>은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천만 배우 중 하나다. 연극 무대와 뮤지컬, 영화판에서 잔뼈가 굵을 대로 굵은 그지만 8일 개봉하는 첩보영화 ‘공작’에서만큼은 커다란 벽을 만난 듯했다고 한다.

윤종빈 감독 신작 ‘공작’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북풍 조작 사건의 중심에 있던 대북 공작원 ‘흑금성’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실화 첩보영화다.

1일 만난 황정민은 “감독님이 모든 대사가 관객들에게 액션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더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애를 먹은 신으로는 처음으로 조선노동당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이성민 분)과 만나는 장면을 꼽았다.

“대만에서 촬영했는데 그날 저하고 성민이 형 모두 굉장히 힘들어했어요. 찍고 나서 자괴감에 빠졌죠. 솔직히 배우끼리 힘들다는 이야기 잘 안 하는데 그 이후로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성민이 형한테 힘들다고 하니까 성민이 형도 ‘너도 그러냐’고 하더라고요.”

‘공작’의 ‘말로 하는 액션’은 천만 배우 황정민 조차 자괴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난도 높은 도전이었지만, 결국 단 한 발의 총성도 울리지 않고 밀도 있는 긴장감을 빚어냈다.

그가 맡은 박석영은 실존 인물인 ‘흑금성’ 박채서씨를 모델로 한 캐릭터다. 박씨는 이명박 정권 때인 2010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6년간 옥살이 후 2016년 출소했다.

‘공작’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횡행한 전 정부 때 시나리오 작업이 이뤄졌고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첫 촬영에 들어갔다. 현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7월 촬영을 마쳤지만 당시 북한이 연일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탓에 남북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