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균형발전 궤도 이탈 우려 크다

2018년 08월 02일(목) 18:29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인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 로드맵이 흔들리고 있어 ‘용두사미’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연방제에 준하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천명하며 분권개헌을 주장하는 등 지방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6·13 지방선거와 동시 진행하려던 개헌투표가 무산되고 정치상황이 변화하면서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 추진 의지가 약화된 모습이다. 먼저 집권 2기차 국정전반을 컨트롤하는 청와대 조직개편에서 균형발전비서관과 자치분권비서관실이 통합돼 위상이 축소되는 모양새이다. 대표적인 균형발전 정책으로 꼽히는 ‘혁신도시 시즌2’도 아직까지 획기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 남아있는 150여개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계획은 전혀 논의조차 없다. 이러한 가운데 수도권 규제 완화가 슬그머니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지방분권전국연대는 “최근 이천, 여주, 연천 등 경기도 동북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대한 규제를 푼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또한 일자리창출이라는 명분으로 SK하이닉스가 이천에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정부와 모든 협의를 마쳤다. 삼성도 경기도 평택에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계획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방분권전국연대는 이어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 7:3으로 개편, 지방소득세·소비세 인상 등의 재정분권, 주민친화적인 자치경찰제, 주민참여와 주민자치제도 강화 등 입법·행정적인 과제들이 약속하고 계획한 일정을 넘기면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 정립되어야 의존적·의타적 지역발전 구도에서 벗어나 독립적·혁신적이고 내생적 개발의지를 고취해 나갈 수 있다.

정부·여당은 오는 9월에 시작하는 정기국회를 통해 관련 법률 제·개정, 정부차원에서 각종 시행령 등의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지방분권·균형발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조속한 행동에 나서야한다.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차질 없이 추진해 ‘노무현 정부보다 더 강력한 균형발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