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일하는 노인들 안전대책 급선무

2018년 08월 02일(목) 18:29

연일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무더위에 취약한 노인들의 안전이 걱정스럽다. 요즘 아침 출근시간이면 시내 거리에서 노인들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폐지를 줍는 노인과 횡단보도 교통안내를 돕는 노인들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교통안내 노인은 보이지 않지만, 폐지를 주워 리어카에 싣고 힘겹게 끌고 가는 노인의 모습은 여전히 눈에 띈다.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날씨가 무덥다고 그만 둘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게다가 올 들어 폐지 가격마저 폭락해 더 많은 시간을 거리에서 보내야 한다. 지난해 ㎏당 170원이던 폐지가격이 현재는 50원으로 3분의 1수준 이하로 폭락한 것이다. 본보 보도(8월2일자 7면)에 따르면 남구 사직동 일대에서 폐지를 줍는 한 할아버지는 새벽 6시에 거리로 나와 일을 시작해 낮 12시까지 쉼 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 더구나 폐지줍는 노인들이 많아져 경쟁이 심해졌다고 한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이 800여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역별로 살펴보면 동구 130명, 서구 150명, 남구 191명, 북구 213명, 광산구 134명으로 총 81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은 85.3%인 698명, 장애인도 34명이 포함돼 있다.

재난수준의 폭염 속에서 고령의 노인들이 길거리에서 폐지줍는 작업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정도의 경제 수준 국가 중에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수가 이렇게 많은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

노인들이 생계 수단으로 손쉽게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안전사고에도 노출돼 있어 각별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아울러 지방정부 차원에서 그분들을 위한 실질적인 안전과 복지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광주시는 현재 노인들을 대상으로 ‘손수레 금수레사업’ 등 일자리 지원사업을 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사업이 아닌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업들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