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 ‘한전공대’ 설립 차질 빚어선 안돼

2018년 08월 05일(일) 18:11

한국전력이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인 인재육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한전공대 설립 전망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자칫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발단은 최근 한전이 민주당 송갑석 의원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제출한 한전공대 설립 용역 중간 검토 보고서에서 비롯됐다. 한전은 지난 3월 한전 공대 설립을 위한 마스터플랜 용역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에이 티 커니(A.T.Kearney)와 삼우건축을 선정했다. 용역은 오는 11월까지 진행하게 된다.

한전은 이 중간 검토 보고서에서 ▲ 주주의 반발 ▲ 광주·전남 지역 대학 반발 ▲ 설립비용 7천억원 부담 ▲ 위치선정 갈등 ▲ 한전 올해 상반기 적자 등을 한전공대 조기 설립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안을 해결하지 못하면 한전공대 설립이 2022년 목표에서 3-5년 미뤄지고, 설립 규모도 3분의 1 수준인 40만㎡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전은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가 발생하면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이다. 부채 역시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111조여 원에 이르러 신규 투자에 적극 나서기 어렵게 됐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한전공대 설립을 기대하는 광주·전남 지역사회에서는 ‘한전 측이 공대조기 설립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한전공대 조기 설립을 위해서는 정부·정치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현 단계 애로사항을 나열해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와 한전이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아울러 광주시와 전남도 및 지역 정치권이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공동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전 공대는 단순한 대학을 넘어 지역의 미래 먹거리인 에너지 산업의 핵심 기관이자 균형 발전을 위한 디딤돌이다. 한전은 대통령 공약사항이자 에너지밸리 활성화의 중추가 될 한전 공대 설립을 미루거나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