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 논의 급물살 평화·정의·바른미래·국회지도부 ‘한목소리’ 거대 양당 민주·한국의 호응여부 핵심변수 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

2018년 08월 07일(화) 19:25

<연동형 비례대표제·중대선거구제 도입>

지지부진했던 여야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 말하는 선거제도 개편은 크게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중대선거구제 도입으로 요약된다. 이른바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다.▶관련기사 4면

이 중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지지율로 정당 의석수를 정한 뒤 지역구 당선인이 그에 모자라면 나머지를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식이다. 또 중대선거구제는 현행 소선거구제보다 선거구 면적을 확대하되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을 선출해 승자독식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지난 6월 말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의 활동기한 만료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다시 불을 댕긴 것은 평화당 정동영 대표다.

정 대표는 지난 5일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평화당 존재 이유는 선거제도 개혁에 있다”면서 “(정부·여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한 어떤 것도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6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혁의 비토권을 갖고 있다면, 더불어민주당은 키를 쥐고 있다”며 “김병준·김성태 투톱이 있을 때가 선거제도 개혁을 얘기할 수 있는 적기”라고 주장했다.

정의당도 ‘민심그대로 선거제도’ 도입을 위해 모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주일간 고(故) 노회찬 전 원내대표 추모 기간을 보낸 이정미 대표는 6일 당무를 재개하면서 “노 원내대표의 평생 사명이었던 정치개혁을 위해 사활을 건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초당적 의원모임인 ‘민심그대로 정치개혁연대’를 주도해온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조만간 구성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바른미래당 역시 선거제도 개편에 적극적이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당지지율과 의석수 획득의 비례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혁이 20대 국회의 ‘사명’이라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도 6일 논평을 통해 “정부·여당이 강조하고 있는 협치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협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제도화가 무엇보다 필수적이고, 이의 첫 걸음이 바로 선거구제 개편”이라며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국회 지도부의 입장도 긍정적이다.

문희상 의장은 지난 2일 국회방송과의 제헌 70주년 기획 대담에서 “득표율에 따라서 의석수가 정해지는 것은 민주주의 상식과도 같은 원칙”이라며 “거의 합의안이 있고 문제는 결단이다.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결국,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이른바 거대 양당이 얼마나 호응하느냐가 핵심 변수가 되리라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일단 선거제도 개편에 부정적이었던 한국당은 최근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달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 “전향적인 입장을 통해 선거제도의 대변혁을 이끌어내겠다”고 이례적으로 의지를 드러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다당제를 원하면 중대선거구제로 가야 한다. 소선거구제에서는 군소정당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에 대해 아직 당론으로 찬성 입장을 정하지는 않아 앞으로 당내 논의과정에서 추가 의견수렴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당이자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편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내심 구체적인 논의를 서두를 필요성에는 흔쾌히 동의하지 않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앞으로 정개특위에서 논의해 국회가 합의하면 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