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공대 설립 이종환 |
| 2018년 08월 12일(일) 1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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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당초 생각했던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설립시기도 연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고 이에 대해 한전공대 설립단장은 한전의 설립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새정부의 산업정책은 강력한 제조업 육성이다. 이를 위해 산업혁신, 기업혁신, 지역혁신 등 3대 분야 혁신을 추진한다. 또한 에너지신산업을 포함한 5대 신산업을 선도프로젝트로 육성하고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서 ‘국가혁신클러스터’를 육성하게 된다. ‘국가혁신 클러스터’는 각 지역에 소재한 혁신도시가 중심이 되어 기존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과 연계하여 조성되며, 보조금 등 인센티브, 산·학 협력 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인재와 기업이 모여드는 혁신거점의 역할을 맡게 된다.
물론 광주전남혁신도시에 입주한 모든 공공기관은 각자 관계된 분야에서 강력한 제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특별히 언급한 내용은 한전을 중심으로 한다. 선도 프로젝트로 육성할 신산업도 에너지신산업이다. 혁신도시와 남구에 조성된 산업단지엔 이미 관련 연구기관과 에너지 전문기업이 입주중이다. 그럼 남은 건 뭘까. 바로 인재가 모여드는 것이다.
혁신클러스터의 핵이 우수한 두뇌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급두뇌의 존재여부는 클러스터의 성공을 결정짓는다. 대표적으로 실리콘밸리와 스탠포드가 거론된다.
그러면 외적요인은 충분하다. 그러면 한전입장에서 한전공대는 필요할까. 답은 그렇다 이다. 한전은 이미 세계 유수의 전력기업이지만,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향후 필연적으로 당면하게 될 에너지의 생산과 사용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인재양성에 협력해 나갈 국제적 수준의 대학이 필요하다. 설립단장도 언급한 바와 같이 ‘한전의 입장에서도 한전공대 설립은 국정과제이자 자체적인 기술역량을 확보하는’ 일이다. 모델로 삼고 있다는 포스텍과 포항제철도 그런 관계다.
한전공대는 첫째가 한전이 필요로 하는 사업이어야 하고 그 다음이 지역의 필요이어야 한다. 유치분위기가 과열되어 자칫 한전공대 설립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에서도 한전공대 입주를 통해 개발이익, 경제활성화, 학교소재지로서 자긍심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한전공대가 제대로 만들어진 다음의 일이다.
그래서 지금은 불만족스러운 추진상황에 대해서 ‘질타’를 한다거나, ‘촉구’하기 보다는 ‘주주반발’을 ‘지역대학 반발’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이다.
한전공대는 또한 자긍심이고 자랑거리이어야 한다.
여기서 잠깐 광주과학기술원을 보려고 한다. 광주과기원은 ‘한국, 세계적 수준의 대학없이 세계적 수준의 고급과학기술두뇌 확보 어렵다. 따라서 세계적 수준의 공과대학 설립은 단지의 우수 과학기술자 유치의 핵심(1991. 과학기술처.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내 공과대학설립방안에 관한 연구보고)’이라는 취지로 설립됐다.
그리고 1995년 이후 2017학년도 까지 ‘졸업생 5천453명(학사 389명, 석사 3천857명, 박사 1천207명) 배출, 2017 한국경제 이공계대학평가결과 기술이전수입 국내 1위, 특허출원/등록 국내 2위, 2017-2018 QS세계대학평가 결과 종합부분 국내 8위,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수 세계 3위 (4년 연속 세계 Top3) 11년 연속 국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성과를 광주시민들은 잘 알고 있을까.
오래전 미국 출장길에서 겪었던 일 하나를 소개한다. 멕시코 국경 가까운 도시에 출장 간 우리 일행에 버클리 출신이 있었다. 멕시코 인근지역으로서 이주기업체와의 협력사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주재자는 참석자를 소개했다. 우리 일행 중 한사람을 소개하면서 버클리 출신이라고 말하자 회의 참석자들이 박수로 답을 했다. 그때 광주과기원을 생각했다. 우리는 광주과기원 출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는지.
한전공대는 지역의 자랑이 되어야 한다. 재학생, 교수, 교직원 모두를 응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