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이송 중 신호위반 교통사고 119구급대원 처벌 면했다 광주북부경찰, 불기소 의견 송치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2018년 08월 13일(월) 20:00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신호위반 교통사고를 낸 119 구급대원이 불기소 송치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A(38) 구급대원에 대해 수사한 결과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A대원은 지난달 2일 오전 11시2분께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교차로에서 심정지 상태인 응급환자 김모(91·여)씨를 싣고 119구급차를 운전하다 다른 방향에서 달려오던 스타렉스에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 119구급차는 옆으로 넘어졌고, 이 사고로 김씨가 숨지고 119구급대원과 실습생 등 4명이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A대원을 소환 조사해 사고 당시 신호위반 상태로 교차로에 진입한 사실을 자백 받았다. A대원은 동료에게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려고 하려는 마음뿐이었다”며 “상대편 차를 못 봐서 피할 수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교통법상 구급차는 신호·속도 위반이 허용된다. 하지만 사고가 나 전치 3주 이상 피해자가 나오면 처벌(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된다.

이 사건은 A대원이 경찰에 입건되면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A대원을 처벌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A대원의 처벌 여부는 숨진 김씨의 부검 결과에 달렸었다. 구조 당시 김씨가 맥박이 뛰지 않았지만 병원의 사망선고는 충돌 사고가 일어나고 1시간30분 후인 이날 오후 12시24분에 내려졌다.

교통사고가 사망 원인으로 밝혀지면 최 소방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경찰이 김씨를 부검한 결과 사인은 ‘기도 폐색성 질식사’로 확인됐다.

경찰은 부검감정서와 119구급대원들의 구급일지, 스마트의료지도영상, 진료기록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교통사고와 김씨의 사망간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번 교통사고로 각 진단2주의 경상 피해자 다수가 발생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긴급자동차 교통사고 처리 지침’에 의거해 불입건 처리했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향후 구급차 교통사고에 대해서도 경미한 상해이고 정당행위가 입증되는 경우 경찰청 지침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형사불입건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방관들처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당한 공무수행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형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법률개정 건의(형사불입건 특례규정) 등 제도개선에도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