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노력으로 맺은 결실…더없이 기뻐” 제26회 임방울국악제 전국대회 대통령상 수상 판소리 명창부 정상희씨 3회 도전 끝 대통령상 수상 ‘춘향가’ 중 ‘초경이경’ 대목 전남대 출신…서울서 활동 내년엔 ‘적벽가’ 완창 도전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8년 09월 18일(화) 18:58

제26회 임방울국악제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경연에서 정상희씨가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열린 시상식에서 이병훈<왼쪽>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과 정상희씨./임방울국악진흥회 제공

“3년 동안 꾸준히 임방울국악제에 도전했어요. 제 자신과의 싸움으로 시작한 소리 공부가 오늘의 대통령상 수상까지 이어졌네요. 한없이 행복하고 기쁩니다.”

올해의 임방울국악제 명창으로 판소리 명창부의 정상희(39·서울)씨가 이처럼 소감을 밝혔다.

정씨는 지난 17일 열린 ‘제26회 임방울국악제’ 전국대회 본선에서 판소리 ‘춘향가’의 ‘초경이경’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정씨에게는 임방울 대상 상장, 상금 4천만원과 순금 40돈 트로피가 돌아갔다.

전북 정읍 출신으로 광주여고, 전남대 국악과 출신인 정씨는 정읍의 무형문화재인 김명신(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예능보유자) 명창을 사사했다. 현재 정씨는 서울에서 프리랜서로 무대에 서고 있다.

정씨는 3년 내내 임방울국악제에 도전했다는 특별한 이력이 있다. 2016년 임방울국악제 명창부 최우수상(방일영상)과 2017년 임방울국악제 명창부 우수상을 수상한 적 있다. 지난해엔 2등을 수상했으나, 방일영상은 개인당 1회만 주어지는 관계로 아쉽게도 3등상을 수상했었다.

정씨의 본선 무대 모습.

“1등이 아닌 2등과 3등상을 받으면서 목표가 생겼어요. 실력을 더 갈고 닦아서 꼭 대통령상을 수상하겠다고요. 세상과 떠나 혼자 맘껏 수련을 하면서 열심히 노력한 끝에 마침내 1등을 거머쥐게 됐습니다.”

정씨가 이번 무대에서 선보였던 곡은 판소리 ‘춘향가’ 중 ‘초경이경’ 대목이다. 옥에 갇힌 춘향이 8년 만에 어사또가 된 몽룡을 만나는 장면으로, 판소리 무대에서 흔히 불려지는 ‘눈대목’ 중 하나다. 춘향과 몽룡이 다시 만나도록 돕기 위해, 어두운 밤 춘향 모친이 몽룡을 몰래 찾아가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들의 상황을 반영하듯, 애절한 감정으로 부르는 것이 관건이다.

“춘향과 몽룡, 춘향 모친이 겪은 상황에 감정을 이입하고 그 감정을 최대한 잘 전달하려 노력했어요.”

대통령상을 수상이라는 목표도 이뤘지만, 정씨는 끊임없이 소리 공부를 하고 자신과의 싸움을 더 이어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2011년 ‘흥보가’ 4시간 완창을 하고, 2016년에 ‘춘향가’ 8시간 완창을 했습니다. 지난해엔 ‘적벽가’ 완창을 할 계획이었으나, 여성의 목소리로 하기엔 참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이란 큰 목표도 이뤘으니, 이제는 ‘적벽가’ 완창에 도전하기 위해 또 다시 갈고 닦을 생각입니다. 판소리는 제 인생을 바친 모든 것이자, 끊임없이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거든요.”

한편, 제26회 임방울국악제는 지난 14-17일 광주시와 조선일보사, SBS가 공동 주최하고, 임방울국악진흥회, KBC광주방송,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공동 주관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1극장과 빛고을시민문화관 등 광주 일원에서 열렸다. 대회는 ▲판소리, 기악, 무용 등 학생부 ▲판소리, 기악, 무용 시조, 가야금병창, 농악, 퓨전판소리 등 일반부 ▲판소리 명창부 등 3개 부문 7개 종목에서 경연이 펼쳐졌다. 올해 각 부문별 시상금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수상자 72명에게 총 1억7천790만원원의 상금을 시상했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