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왕상휴수사

2018년 09월 19일(수) 18:40

명리학(命理學)은 천문현상과 자연의 이치를 탐구한 결과물이자, 그것을 음양오행이라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왕조의 정치, 전쟁의 병법이나 전술, 백성들의 생존에 적용한 것이며, 일반인들의 삶의 패턴을 규정하는 것이었다. 즉 예전에는 모든 현상을 관찰하면서 음양오행의 시스템으로 분류했고 세월이 지나면서 음양오행 시스템이 하나의 상식이자 그 당시의 과학이 되면서 역학(易學)으로 체계화 됐다.

그래서 우주 천문 현상의 순환과 변화의 원리를 그대로 인간의 삶에 적용해 크게 ‘왕상휴수사’로 기운(氣運)의 흐름을 표현했다. 왕(旺)은 기운이 최대한 발휘하는 가장 왕한 시기를 말하며 상(相)은 도움을 받게 되는 입장으로 상호협조로 의기가 상통하는 시기를 말하고 휴(休)는 도움을 주는 입장으로서 내기운이 빠지니 서서히 쇠락해지는 상태를 말하고 수(囚)는 극(剋)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권위나 명예가 몰락해 갇힌 상태를 말하며 사(死)는 극(剋)을 받는 입장이서 사멸하는 상태를 말한다. 즉, 자연의 생로병사의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현장에서 상담을 할 때 운(運)의 흐름은 중년과 말년에 왕한 것이 중요하다. 초년과 청년에 운이 너무 왕하다면 반드시 말년에 운로의 흐름이 자연의 법칙상 하락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일평생 운이 왕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운의 사멸기가 후손에게 갈수도 있기 때문이다.

맹자를 키운 어머니를 말할때 ’맹모(孟母) 삼천지교(三遷之敎)’라는 격언이 먼저 생각난다. 처음에 묘지 근처로 갔더니 아들이 상복을 입고 곡을 하는 사람들을 흉내 내서 시장 근처로 갔더니 이제는 장사꾼의 흉내를 내면서 물건 파는 흉내를 내서 마지막으로 서당으로 옮겼더니 글 읽는 흉내를 내며 마침내 공부를 했다는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필자가 볼 때 맹자의 어머니는 현명했으므로 맨처음부터 죽음의 현장부터 갔었던 것은 어떤 의미가 있었을 것으로 본다. 죽음을 알아야만 삶의 소중함을 알고 삶의 치열한 현장을 알아야지만 학문을 해서 성공하더라도 참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처음부터 사(死)의 현장을 보게 했을 수도 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목격하거나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만이 생명과 건강의 소중함을 알며 재물을 잃어보고 힘들어봐야 돈의 귀중함을 알며 아랫사람으로 있어보고 차별을 받아봐야 권력을 쥐어도 함부로 칼을 휘두르지 않게 된다. 이러한 모든 상대적인 법칙에서 인생의 귀중한 지혜를 얻고자 한 것이 역학(易學)이고 그 기본의 토대는 ‘왕(旺)상(相)휴(休)수(囚)사(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