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문화 ‘강강술래’ 그 웃음의 뜰을 거닐며 김영식 남부대교수·수필가

2018년 09월 19일(수) 19:24

민족 최대명절 한가위가 다가온다. 우리민족은 전통적으로 한가위를 가장 큰 명절로 여기고 조상에 대한 감사와 가을 추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 명절을 보냈다. 그 중에 남도문화의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강강술래는 달 밝은 밤 부녀자들이 모여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춤과 노래를 함께 하는 원무형태의 춤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이 되었다. 강강술래는 원시시대부터 1년 중 가장 달이 밝은 밤에 축제를 벌이고 노래하며 춤추던 풍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노래와 춤이 이어져 구성지고 활기차며, 활달한 여성의 기상을 보여주는 민속놀이이라고 할 수 있다.

강강술래는 전라남도 목포·무안·해남·영광·장흥·순천·화순 등 해안일대와 완도·진도와 같은 섬에서 성행해 왔다. 세시풍속과 관련된 점으로 미루어 그 발생을 조선시대로 짐작할 수 있다. 그 유래에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강강수월래(江江水越來)라 하여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군사놀이로 창안했다고도 하고, 마한 때부터 전승된 가장 오래된 민속춤의 하나라고도 한다. 또한 달을 맞이하고 추수를 감사하는 의식에서 나왔다고도 하며, 한자어로 의미를 붙여 ‘강한 오랑캐가 물을 건너온다’는 뜻에서 강강수월래(强羌水越來)라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강강술래는 흥(興)과 사기(士氣)를 돋우는 춤으로, 춤이 끝나면 휴식을 취하고 여흥으로 다른 소리춤과 놀이 등을 즐긴다. 어린 시절 동네 여성들이 밤을 새워가면서 강강술래놀이를 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강강술래는 필시 여성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놀이요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흥마당 이였다. 강강술래가 소리춤 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진양조 부터 시작하는 소리와 여러 가지 놀이에 함께 하는 춤동작이 특이하게 구성되어져 그 문화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늦은 강강술래, 중강강술래, 자진강강술래, 남생아 놀아라(남생이놀이), 고사리꺾자(고사리 꺽기), 청어 엮자(청어 엮기), 청어 풀자(청어풀기), 기와 밟기, 문 열어라, 덕석몰이, 덕석풀기, 쥔쥐새끼 놀이, 가마등, 도굿대 당기기, 수건 찾기, 품고동, 봉사놀이 등 다양한 놀이들은 여성들에게는 체력단련 놀이 이기도 했고, 달이 뜨면 음기가 강해지는 것을 눌러주는 여흥놀이 이기도 하다. 강강술래의 손뼉치기 동작과 전통무예 수벽치기의 동작이 비슷한 모양을 띄고 있음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소리춤과 놀이의 형태를 현대적인 웃음치료요법으로 발전시켜 필자는 “강강술래웃음”이라는 웃음요가동작을 개발했다. 여러 사람이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면서 “강강술래~~ 강강술래~~~~웃어보세 웃어보세~~~~ 강강술래” 노래를 부르면서 돈다. 이 때 얼굴을 마주 보고 눈을 맞추면서 원안으로 들어오면서 손을 높이 들고 웃는 동작이다. 간단한 동작 같지만 다양하게 응용을 하면 좋은 웃음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강강술래를 하면서 많은 여성들은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소리와 춤으로 풀었을 것이고, 밤을 새워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왔을 것이다.

물론 다른 나라에도 강강술래와 비슷한 포크댄스(민속춤)들이 있다. 60-70년대부터 다양한 레크리에이션활동에서 포크댄스는 중요한 놀이춤으로 즐겼다. 강강술래 또한 이와 비슷한 시기에 많이 알려지기 시작을 해서 학교무용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운동장 체육이 점점 쇠퇴되어 가고 있어 우리문화를 영상으로만 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문화와 역사를 잊어 가는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전라도 천년 행사의 일환으로 많은 행사가 열리고 있다. 우리 남도문화의 꽃 강강술래를 지켜가는 손길이 아쉽다. 올해 남도 고을고을에서 밝은 달 아래 우리 모두 통일의 강강술래 놀이를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