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진행 중인 단체장과 서장이 ‘술파티’라니

2018년 09월 30일(일) 18:25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기초단체장과 관할 경찰서장이 민감한 시기에 ‘술파티’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순천시민의 신문 관련 ‘국가보조금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관할 경찰서장이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와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언론보도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술자리는 순천시 거주 A씨의 초대로 순천시장, 순천경찰서장, 순천소방서장, 순천교육장 등 순천을 대표하는 4개 기관단체장들이 추석을 일주일 앞둔 지난 9월17일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현 순천시장은 과거 본인이 운영했던 순천시민의 신문 관련 ‘지역신문발전기금 횡령 및 유용 혐의로 고발’ 당해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미 7-8명의 관계자들이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신문사 사무실은 물론 통장까지 압수수색을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직접 당사자인 시장이 언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인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민감한 시기에 수사를 담당하는 관할 경찰서장이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는 시장과 한자리에서 ‘술판’을 벌인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비록 둘만의 자리는 아니었다 하나 여러 의혹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지역에선 “수사와 관련해 어떤 청탁들이 오고갔는지 누가 어찌 알겠느냐”, “그 만남을 누가 요청하고 누가 주선했는지 모르겠으나 ‘토호세력’으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검경수사권 조정 등에 해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와 관련, 해당 서장은 “모임을 주선한 이가 요청한 터라 할 수 없이 갔는데 가서 보니 시장이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올바른 처신은 분명 아니었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마라(李下不整冠)’는 말이 있다.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까지 집행된 상태에서 당사자인 시장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서장은 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왔어야 하는 게 맞다. 경우에 따라선 경찰조사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고, 고발인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