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쇼크에 대한 단상(斷想) 김일태 |
| 2018년 10월 02일(화) 1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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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경제가 세수와 수출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지만 일자리 쇼크라는 충격에 빠져든 상황이다. 7-8월의 고용동향은 전 달에 비해 취업자 수가 5천명 이하의 증가폭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10년 1월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저치이다. 그동안 정부는 취업자 수의 증가폭 급감이 급격한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 인구 구조적 요인과 조선과 자동차 업종 등의 제조업 구조조정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지난 해 16.4%로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2018년 최저시급 7,530원)과 근로시간의 단축(주 52시간) 등 정부 정책들이 점차적으로 고용 상황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은 고용주가 피고용인에게 지불해야 하는 노동의 대가인 임금수준을 최소한으로 규정한 법적 하한을 의미한다. 한국은 1986년 12월 최저임금법을 제정하여 1988년 1월부터 시행하였고 2004년 11월부터는 1인 이상 사업장 전 근로자(임시, 일용, 시간제 모두 포함)에게 적용하여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에 대해 가격하한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7년까지 최저임금을 5년간 6-8% 정도 인상하다가 2018년 최저임금을 무려 16.4% 인상했지만 임금노동자의 절반 정도인 월 200만원 미만의 저임금노동자들로 적용 대상은 463만 명에 달한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여기에서 또 10.9% 오르게 된다. 또한 위반 시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벌칙도 강화되었다.
미국도 최초로 전국 단위에서 임금과 근로시간을 강제로 규정한 1938년 「공정근로기준법(Fair Labor Standard Act)」을 제정하여 첫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25센트로 주당 근로시간을 44시간으로 시행되었다. 2018년 미국 연방 최저임금은 7.25달러로 10년 가까이 변동은 없으나 일부 주에서는 연방보다 더 높은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도 최저임금의 인상 논란은 지속되어 왔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 시절 노벨경제학상 수장자인 케네스 애로, 피터 다이아몬드, 에릭 매스킨, 토머스 셀링, 조지프 스티글리츠, 마이클 스펜스, 로버트 솔로를 포함한 600명 이상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대통령과 미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연방최저임금을 시간당 7.25달러에서 3년간 95센트(13%)씩 인상하여 2016년까지 10.10달러로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의 70% 수준에 이르게 하고 가계의 성인과 주당 최소 20시간 일하는 여성근로자들이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되며 높은 실업률 상태에서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은 90만 명이 혜택을 받지만 일자리 50만개가 사라진다는 의회예산국의 예측으로 미 의회의 저지로 무산되었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심지어 미국 저명한 경제학자들에게도 풀기 힘든 과제이다. 이것은 노동시장이 경제이론처럼 단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술과 경험을 갖춘 근로자들로 이루어진 다양한 유형의 노동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저임금제의 효과는 근로자들의 기술수준, 경험, 능력과 업종구조에 의해서 다르게 나타난다. 대기업과 수출 관련 기업, 공기업의 경우 시장 균형임금이 높으므로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업종의 노동시장에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저임금은 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얻기 원하므로 구조적 실업을 초래하여 노동의 수요(고용주)와 공급(피고용인)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은 민간부문에서 600만 명에 이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우 비정규직, 일용직, 시간제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상황이어서 최저임금에 의해서 인건비 부담으로 고용이 감소하는 구조적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공공부문 일자리는 재정 투입에 의존하므로 일시적인 일자리로 고용과 실업의 반복적인 경향을 보이게 된다.
특히 청년층은 대규모 신규 취업인력의 노동시장 진입과 기술 혁신과 자동화로 산업이 진화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소멸 과정에 직면하여 직장 탐색에 의해서 구직과 구인 간 미스매치로 마찰적 실업을 초래하고 기존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에 의한 시장지배력과 대기업과 공기업이 책정하는 시장 균형을 초과하는 효율 임금으로 구조적 실업이 발생하고, 글로벌 경기 후퇴로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의 기존 주력업종의 고용창출 둔화로 경기적 실업마저 겹치게 되어 2017년에 청년실업률이 9.8%로 전체 실업률 3.7%로 격차가 2배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과 실업의 변동은 저출산과 고령화, 여성 노동자의 증가 등의 경제활동인구의 특성과 제도, 노동조합 등 노동시장의 제도, 최저임금제 등 정부의 근로자 지원정책 시행, 노동 생산성의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기업은 기술혁신과 규제개혁으로 신산업 창출을 위한 혁신 성장을 실천하고 청년들이 기존의 직업관에만 머물지 말고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지닌 스타트업 창업의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노동계는 최하층 노동자와 신규 취업자들에게 적정 임금과 적정 노동시간을 제공하는 공정한 근로 기회를 위해 원가 절감과 노동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사용자는 저임금과 과도한 근로시간의 관행을 버리고 경영과 기술혁신을 통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