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화제작 실파 굽타 作 ‘손으로 그린 우리나라 100개 지도’ 인도 분쟁 역사로 한국 현대사 성찰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8년 10월 09일(화) 18:51

인도 작가인 실파 굽타가 선보이는 사색적 작품들은 인도 분할에 대한 집단 기억, 사회정치사, 독립, 정체성, 국경, 지정학, 그리고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슈미르 형성으로 이어진 자국의 분쟁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상당 부분 2000년대 초반부터 회화, 조소, 설치 및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매체로 제작된 굽타의 작품은 우아함을 표현하지만 미니멀 미학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은밀한 전후 역사를 파헤친다.

이와 같이 고요하지만 강력한 내용으로 관람객은 현실이든 허구든 역사의 부재와 현존을 다시금 생각할 여지를 갖게 된다.

오쿠이 엔위저가 감독했던 2008광주비엔날레에 출품했던 굽타는 현재 진행 중인 국경 시리즈와 함께 전시되는 가상 지도 제작 프로젝트의 신작 ‘손으로 그린 우리나라 100개 지도’(100 hand-drawn maps of my country)로, 10년 만에 다시 광주에 왔다.

작품 제작을 위해 굽타는 한국인 100명을 초대해 검정펜을 사용해서 자유롭게 한 장의 한국 지도를 그리게 했다.

이는 인도 뭄바이, 이탈리아, 쿠엥카, 이스라엘 텔아비브 및 예루살렘, 캐나다 몬트리올 등 다른 여러 국가의 여러 도시에서 이미 진행했던 연작의 일환이다. 굽타는 배경, 정치 성향, 연령, 인종이 다른 사람들을 협력 대상으로 선정했다.

굽타의 프로젝트는 한국 현대사, 특히 최근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및 미래의 남북통일을 위한 후속 회담 준비와 연관 있다. 굽타의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한국인이 고대해온 이 순간을 강조한다. 참여 작품들은 어쩌면 현대의 예술 관행이 시민의 시각 상징은 물론, 민족의 집단 상상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