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먹는 하마’ 제2순환도로 비리 엄벌해야

2018년 10월 15일(월) 18:37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투입돼 ‘돈먹는 하마’로 불려온 제2순환도로 운영을 둘러싼 비리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하청업체 실소유주로부터 수억원의 현금과 차량 등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제2순환도로 1구간 관리업체 전 대표 정모(58)씨를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 2011-2017년 순환도로 시설 관리 업무 도급 계약을 갱신하는 대가로 하청업체 실소유주 A씨로부터 차명 계좌를 이용해 3억여 원의 현금을 수차례에 나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씨는 A씨로부터 3천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받았고, 5천만원 상당의 승용차도 A씨로부터 제공받아 업무용으로 타고 다녔다.

경찰은 시설물유지관리업 면허가 없는 하청업체가 순환도로 시설유지관리 업무를 하청받았다는 고발장을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하청업체의 실소유주 A씨가 정씨에게 계약 갱신을 조건으로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도 불구속 입건하고, 정씨가 3억원의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추적해 계약 갱신에 관여했거나 금품을 수수한 다른 혐의자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은 그동안 광주시 전 공무원과 민간사업자 간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벌여왔다. 또한 맥쿼리가 무면허업자에게 시설관리를 맡겨 시민 안전을 도외시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바 있다.

1구간 사업권을 대가로 지난 8월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업자의 혐의가 밝혀졌다.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통행요금 징수 업체로 선정 받으려고 7천200만원을 2순환도로 업무 담당 광주시 공무원에게 준 혐의로 업자 김모(52)씨가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되기도 했다.

김씨는 당시 광주시와 2순환도로 1구간 운영업체인 맥쿼리와의 재구조화 협상 과정에서 “협상이 잘 풀리도록 해주겠다”며 협상 자문사로부터 13억원을 받아 공무원에게 로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뇌물 의혹을 받은 공무원은 지난 3월 ‘협약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제2순환도로 운영과정 전반을 철저히 조사해 비리 연루자는 엄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