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문화산업 투자협약 졸속 추진” 신수정 의원 시정질문 “손실 심화·기업등급도 낮아” 市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 투자 유도 위한 것” 해명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8년 10월 15일(월) 19:39

광주시의회 제27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 질문이 15일 오전 의회 4층 본회의장에서 진행되고 있다./광주시의회 제공

민선 7기 광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문화산업 투자협약이 졸속 진행돼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투자협약 기업 중 기업등급이 최하위 수준인 곳이 있는 데다, 영업이익이 3년 연속 마이너스(-)이거나 당기순손실이 매출액의 3배인 회사와도 협약을 체결,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광주시의회 신수정(민주·북구3) 의원은 15일 시정질문을 통해 광주시의 부실한 문화산업 투자협약 실태를 질타했다. 이날 신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지난달 중순 광주시가 5개 업체와 체결한 155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협약이다.

당시 협약을 체결한 기업은 수도권 애니메이션·모바일게임 기업 3곳, 지역 문화산업 기업 2곳 등으로 오는 2020년까지 문화산업투자진흥지구에 입주해 203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신 의원은 “협약 업체 상당수가 심각한 부실 징후를 보이고 있어 졸속 협약”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30억원의 시설투자와 30명의 고용을 약속한 P사의 경우 2015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고 자본총액도 3년 연속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평가정보사의 기업등급도 3년 연속 ‘CCC’를 기록했다. ‘CCC’는 ‘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신 의원의 분석이다.

또 다른 협약 체결 기업인 S사도 기업등급에서 3년 연속 ‘CCC’를 받았고, 직원 수가 적게는 3명, 많게는 5명에 불과해 ‘2022년까지 50억원을 투자해 55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신 의원의 주장이다.

본사를 이전하고 20억원을 투자해 30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힌 또 다른 협약사 역시 지난해 당기순손실액이 48억원에 달해 자본총액(17억원)의 3배에 육박했다. 영업적자도 2015년 14억원, 2016년 28억원, 지난해 36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지난해 ‘BB+’였던 기업등급도 올해는 ‘CCC’로 하락했고 2016년 4만원에 육박했던 주식가치는 급락해 현재 500원대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회사번호는 없는 번호로 확인됐고 대표 상품으로 소개된 제품들은 서비스가 중단됐거나 검색이 안되고 있다. 올 들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으며 토지와 건물은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강운태 전 시장 시절 잘못된 투자로 100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전력이 있는 광주시가 또 다시 부실 의혹이 짙은 기업들과 공동 협약을 맺어 안타깝다”며 “눈앞의 실적에만 몰두하기 보다 해당 기업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분석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해명자료를 통해 “이번 협약은 광주시의 자본이 전혀 수반되지 않은 MOU(투자양해각서)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문화산업기업으로 하여금 광주에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며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은 자본이나 인력 등에서 영세한 규모로 시작해 1개의 프로젝트만 성공해도 우량기업으로 급성장하는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또 “P사는 게임제작업체로 2016-2017년은 게임제작기간이어서 매출이 없었고 S사는 문화콘텐츠 기획사로 통상 콘텐츠 기획, 배급 관련 회사는 종사자가 많지 않으며 최근 기술보증서를 받았고 일정 신용도(B+)와 사업 확장성을 보고 발급한다”며 “회사번호가 없고 서비스가 중단된 업체의 경우 본사 이전 준비로 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