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들인 보도블록 교체공사 ‘최악’ 광주 북구 신안사거리-신운교 1㎞여구간 ‘쑥대밭’ 보름 넘게 방치…주민 불편·안전 위협 구청 ‘뒷짐’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2018년 10월 18일(목) 19:58

광주 북구가 자전거사업의 일환으로 신안사거리-신운교 1㎞구간 무리한 보도블록 교체 공사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보름 넘게 방치돼 흡사 철거현장을 방불케 하는 인도의 모습.

“1㎞에 달하는 인도를 다 뜯어버리면 대체 보행자는 어디로 다녀야 한단 말입니까.”

해마다 연말이 되면 보도블록 교체 공사로 인한 예산낭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광주 북구가 무리한 보도블록 교체 공사를 진행 중이어서 비난이 일고 있다.

북구는 자전거사업 공모에 선정돼 지난 7월 예산 5억원(국비 2억·시비 3억)을 투입, 신안사거리-신운교 일대 1㎞여구간 인도에 자전거도로 조성 및 보도블록 교체 공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기존 보도블록을 제거한 지 보름이 넘었지만 공사에 별다른 진척이 없어 주민·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북구가 이번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소리를 듣는 공청회 역시 개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공사장 어디에도 안내표지판을 찾아볼 수 없어 보행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주민센터 버스정류장 인근.

기존 보도블록이 사라진 곳, 시민들이 흙더미 속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이 중에는 차도로 내몰려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 보도블록이 사라진 곳이 1㎞에 달하다 보니 곳곳에서 원성이 터져나왔다.

한 상가 앞에는 굴삭기가 떡 하니 자리 잡았고, 카페 입구에는 대형 자재가 손님들의 출입을 막았다.

파쇄된 보도블록이 치워지지 않은 곳은 흡사 철거현장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현장에는 아무런 공사 안내간판도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과 인도를 이용해 등하교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민 A씨는 “공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전거사업이면 자전거도로만 만들면 되지 왜 멀쩡한 보도블록을 다 뜯어내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예산낭비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상인 B씨는 “공사구간을 방치해 지나가는 주민들이 넘어 진 것도 여러 번 봤다”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준다는 말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 사전에 협의가 아니라 사실상 통보에 가까웠다”며 ‘전형적인 행정갑질’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김에 노면상태 불량으로 전면 교체하게 됐다. 공청회는 못했지만 상인들에게 사전에 협의는 구했다”며 “주민들이 더 불편을 겪지 않도록 공사안내판을 설치하고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완료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보도블록 교체 공사의 경우 안전시설물 설치와 빠른 시공으로 주민들의 안전사고에 대비하도록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아울러, 주민들의 혈세가 낭비 되지 않도록 사업 시행에 앞서 철저한 사전 조사와 함께 주민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