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화제작 테렌스 가워 作 ‘사이공 사례 연구’ 美대사관 설계 전략이 수정된 이유는?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8년 10월 21일(일) 19:23

캐나다 출생으로 뉴욕에서 작업하는 테렌스 가워는 모던 운동과 유토피아적 이상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해 재검토하면서 전후 시기 미국의 국제 관계를 분석하는 도구로서 미국의 외교 건축을 연구한다. 1940년대 미국은 당대 최고의 건축가들을 고용해 야심찬 대사관 건설 캠페인에 착수했는데, 미국을 ‘역동적이고 협력적인 개방된 현대 국가’로 표현할 수 있는 건축 양식을 촉구하는 바였다.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작품은, 커티스 앤 데이비스(Curtis and Davis)가 설계하고 1967년 개관한 사이공 주재 미 대사관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한다.

열대 기후에 있는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리이즈솔레일(햇볕을 가리기 위한 차양)로 완전히 덮인 이 대사관은 최초로 대규모 공격을 받은 미 대사관 중 하나다. 이 프로젝트에서 작가는 1980년대 중반 심해지는 공격 수위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이 대사관 설계 전략을 고쳐 쓰게 된 역사적 정황을 밝힌다.

이 설치는 냉전 시대의 미국 대사관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시리즈 중 세 번째 작업이다(1960년 바그다드에 지어진 미국대사관, 1953년 아바나, 1967년 사이공). 각 설치는 해당 대사관 건물 중 가장 특징적인 요소에 착안해 조각 또는 벽면 작업으로 구현했으며, 각 연구 과정을 테이블 위에 혹은 진열창 안에 정리해 함께 선보여 왔다. 그러한 기록 전시 전략은 각 프로젝트의 중심에 놓인 쟁점을 더욱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논설적 장치로 기능한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