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노금의 역사 동화] 8, 이성계와 정도전의 전라도 - 이자춘의 죽음

2018년 10월 31일(수) 18:27

/그림:선성경

해마다 점점 높아져 가는 그의 벼슬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그가 고려의 왕실에서 앞으로 더 높은 관직에 오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정도전이 이번에 왕의 비서직인 통례문지후직을 맡았다는구먼.”

“그것 봐, 내가 뭐라 그랬나.”

“아이구, 벼슬길이 훤하구만, 이제 계속 올라가는 일만 남지 않았나.”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앞으로 정도전이 고려 조정에서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정도전은 공민왕의 곁에서 나라 일들을 보았습니다. 공민왕의 신임도 날로 두터워만 갔습니다. 젊지만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고 성실한 마음과 해박한 지식으로 공민왕을 도와 명나라와의 친선외교를 펴는 일들을 은밀히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나이 25세에 부친상과 모친상을 함께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고향으로 내려가 3년간 여묘살이를 하였습니다.

“정도전은 이제 그만 고향에서 올라와 과인을 도우라.”

공민왕은 정도전이 곁에 없자 나라를 이끌어 가는 일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그에게 조정으로 돌아올 것을 명했습니다.

그러나 효심이 강한 그는 공민왕께 간곡히 아뢰어 부모님의 3년 시묘살이를 마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습니다.

“자식의 마땅한 도리를 다 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옵소서.”

“정도전은 부모님 살아계실 때도 효성이 지극했는데 돌아가셨어도 저렇게 한결 같으니…”

“그러게 말이오. 복을 받을 것이야.”

부모님의 3년 시묘살이가 끝나고 조정에 돌아온 정도전은 더욱 성실하게 일을 했습니다.

강직한 성품으로 성균관에서 성리학을 토론하고 궁중의 예식에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던 그는 공민왕의 뜻을 받들어 망해 가는 원나라 보다는 한창 일어서고 있는 명나라와의 친선이 현명하다는 주장을 강하게 펴 이인임 일파의 미움을 받았습니다.

“저 어린놈을 어찌할꼬…”

“놈이 더 자라기 전에 싹을 잘라야 합니다.”

“아니 저 못된 놈이 어릴 때부터 토지는 뭐 농사짓는 백성들에게 나누어 줘야 한다고 못된 소리를 지껄이고 다니던 그 놈 아닙니까?”

“원나라를 내쳐버리고 명나라와 친선을 하자는 놈을 놔두었다가 무슨 낭패를 당할는지···. 허참”

“어디 한번 두고 봅시다.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오.”

이인임 일파는 정도전을 끌어 내리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아직은 친원파 일색인 고려조정에서 정도전은 친명정책을 펴는 공민왕을 도와 나라를 바로 세우는데 최선을 다 했습니다 크고 작은 난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성계 장군이 삼천리 방방곡곡을 누비며 크고 작은 전쟁을 물리쳐 주었기에 고려의 조정은 그나마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우리 이성계 장군님은 하늘이 내려주신 명 장군님이셔.”

“아! 우리 고려에서 우리들만큼 등 따뜻하게 사는 백성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아 이 사람아! 배곯지 않고 사는 은혜는 잊었남?”

“모두가 용맹스런 장군께서 오랑캐로부터 든든히 우리를 지켜주고 농사지을 때는 군졸들까지 풀어 함께 돕도록 해 주신 은혜이지.”

가장 춥고 배고픈 지역이라 백성 모두가 원나라로 넘어가서 사는 등 변방이 가장 허술했던 함주가 이성계가 주둔하고부터는 가장 사람살기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난 것입니다.

1356년 고려 공민왕 5년에는 아버지 이자춘과 함께 고려에 귀의하여 유인유가 쌍성총관부를 공격할 때 이에 대응하여 공을 세웠고 후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금오위상장군 동북면상만호의 자리에 이르렀습니다.

“참으로 이성계 그대가 고려를 위해 큰 공을 세웠도다.”

공민왕은 쌍성을 치는데 큰 공을 세운 이성계 장군을 치하하며 그의 벼슬을 높여 주었습니다.

“이제 이곳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 이성계가 지킨다.”

1360년에 아버지 이자춘이 죽자 아버지의 지위와 재산을 그대로 승계한 이성계는 1361년 반란을 일으킨 독로강만호 박의를 토벌하였습니다.

“만세··· 만세··· 이성계 장군님과 함께라면 승리는 우리 것이다.”

고려 나라 어디건 가리지 않고 적들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달려가서 반드시 적들을 무찌르고 승리를 하는 이성계 장군 거느린 부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만 갔습니다.“

이성계 장군은 같은 해 홍건적의 침입으로 수도 개경이 함락되자 사병 2000명을 거느리고 수도 개경 탈환전에 참가하여 제일 먼저 입성하여 큰 공을 세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