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임기응변(臨機應變)

2018년 11월 07일(수) 18:35

우리나라 대표 야구선수인 류현진이 출전해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었던 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가 끝났다. 이번 시리즈는 단순한 승패를 떠나서 다저스구단의 ‘데이브 로버츠’와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 감독의 용병술이 더 큰 화제가 됐었다.

스포츠에서 감독의 선수기용과 경기운영에 대한 비판은 대부분 결과론이다. 승부세계에서 승리와 패배는 병가지상사다. 이번에 로버츠 감독은 그의 용병술에 대해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4차전을 보고 대놓고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은 잘못됐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비판의 이유는 창의적인 대처를 못하고 구시대적인 ‘좌우놀이’(우타자에게는 좌완투수를 기용하고 좌타자에게는 우투수를 기용하는 것)를 맹신했다는 것이다. 상대인 보스턴의 코라 감독은 과감한 선수기용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방법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야흐로 현대 야구감독도 다양한 분석과 연구를 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된 듯하다. 현대 야구감독은 뛰어난 리더십만으로 명장이 될수 없고 모든 스포츠 데이터들이 누적되고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빅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진 시대이므로 더욱 더 구시대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분석과 창의성을 가지고 임기응변을 가지지 못하면 진정한 승리를 거둘 수가 없는 것이다.

맹자시대의 사상가들 중 양주, 묵자, 자막이라는 세 사람이 있었다. 양주는 철저한 이기주의를 설파하고, 묵자는 무차별주의 박애를 주장했으며 자막은 양자의 중간입장, 즉 중립을 주장했다. ‘중용’은 공자와 맹자의 대표적인 유가사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자는 중용도 너무 얽매이면 그 또한 문제라며 ‘집중무권(執中無權) 유집일야(猶執一也)’라는 말을 했다. 이는 ‘중(中)을 취해 얻는 것이 없다면 그 또한 하나의 입장을 고집함과 같다’는 말이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해석해보면 ‘권’(權)이란 저울의 바늘을 말하며, 바늘은 재는 물건의 무게에 따라 이동하므로, ‘권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단지 한가운데에 있으려고 하면 융통성이 없어 치우침이라는 것에 있어 양주, 묵자와 전혀 다르지 않다’라고 비판한 것이다. 즉, 기회가 오면 ‘변화’라는 유연함을 갖고 중용을 취하라고 한 것이다.

운로(運路)의 흐름을 모르는 일반사람들은 악운(惡運)이 왔을 때 대부분 시기 적절히 운(運)에 대응하지 못해 더 큰 화(禍)를 당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냉정한 대처와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혜와 임기응변의 슬기로움을 가져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