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관심·점검’으로 인재 예방” ‘고시원 소방특별점검’ 동행 해보니 스프링클러·피난 통로·경보 오작동 등 꼼꼼히 확인 안내방송·펌프작동법 등 지도…업주 적극협조 당부 임후성 기자

2018년 11월 13일(화) 19:54

13일 오전 광주 북구 중흥동의 한 고시원에서 광주 북부소방서 직원들이 특별 소방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스프링클러 설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심과 점검입니다.”

‘종로 고시원 화재사건’은 또 다른 ‘인재’라는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생사를 가른 것이 스프링클러였기 때문이다. 지난 1월 46명의 희생자를 낳은 밀양 세종병원 화재 역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지난 2009년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고시원에도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하지만 이번에 참변을 당한 고시원은 2007년부터 영업을 시작, 개정된 법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엄연히 따지면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모든 고시원에 적용하는’ 법 개정안도 중요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관심과 점검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에 광주 북부소방공무원들이 관내 고시원들을 대상으로 소방특별 점검에 들어갔다.

13일 광주 북구 중흥동 전남대후문 한 고시원.

이날 오전부터 광주 북부소방서 예방안전과 119대원들은 건축사 및 소방특별조사자와 함께 고시원 소방특별 점검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2012년에 지어진 4층 규모의 고시원 입구에는 ‘소방시설 완비’라는 문구가 내걸렸지만, 이 고시원은 지난 소방 점검 때 지적사항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 피난 통로에 ‘주의 사항’ 미부착과 경보음 오작동 등이 적발됐다. 이는 권고·계도사항으로 현재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내년부터는 의무화된다.

해당 고시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층마다 복도에 6개, 각 방에 1개씩 비치돼 있었다. 하지만 인테리어 실수로 하나의 스프링클러 헤드가 노출되지 않은 모습이 대원의 눈에 적발됐다. 대원은 곧바로 헤드를 나오게 노출시켜달라고 주문했다.

점검은 1층부터 스프링클러 펌프실이 있는 옥상까지 이어졌다. 대원들은 고시원 업주에게 화재시 안내방송부터 펌프 작동 방법까지 세세하게 지도했다.

대원들은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 고시원 실정에 맞는 자율방화 대응태세 확립 및 겨울철 난방용품 사용시 안전사용에 대한 생활화도 당부했다.

그 결과 이 고시원에는 곳곳에 화재시 주의사항, 피안 안내도 등이 나붙었다.

북부소방서 예방안전과 강혜원 팀장은 “고시원 화재의 경우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안전점검을 통해 화재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 업주도 많은 협조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고시원 업주 A씨는 “서울 고시원 화재사건이 남일 같지 않고 너무나 안타깝다”며 “재산보다 생명이 더 중요한 만큼 필요한 소방시설을 더 갖추고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소방안전본부는 오는 20일까지 지역 내 고시원 광주 79곳에 대해 소방특별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