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장기 방치 폐건물 ‘대형 흉물’ 전락 도시미관 저해·인근 주민 위협 등 민원 잇따라 김동수 기자 |
| 2018년 11월 20일(화) 19:51 |
광주 도심 곳곳에 장기간 방치된 폐건물이 ‘대형 흉물’로 전락하면서 도시미관 저해는 물론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관할 행정당국은 예산부족과 사유지라는 이유 등으로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에 장기 방치된 폐건물은 총 6곳으로 동구 1곳(지산동), 서구 2곳(농성동, 마륵동), 남구 2곳(주월동, 방림동), 광산구 1곳(삼거동)이다.
실제 얼마 전 광주 남구 주월동 30여년 방치된 폐건물이 있는 모 여고 앞.
폐건물은 전체적으로 금이 가 있고 수백개의 철근이 튀어나와 도시미관을 저해했다. 또 건물 내부에는 공사가 중단돼 돌멩이와 시멘트 조각들이 나뒹굴었다. 이 같은 먼지는 바람이 불어 지나는 주민들을 향했다.
폐건물은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로도 전락했다. 이곳 인근에는 고등학교 두 곳이 위치해 있는데 출입통제가 없어 누구나 쉽게 출입이 가능했다. 폐건물 내부를 들여다보자 담배꽁초와 빈 술병들도 발견됐다.
또 이곳에서는 지난해 5월 청소년들이 공포체험을 하다 추락해 중상을 입는 등 안전사고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광주 서구 마륵동 폐건물이 있는 모 아파트 옆.
이곳의 폐건물은 더욱 심각했다. 부식이 심화된 듯 온통 검게 변한 모습이었다. 공사가 중단돼 기초 구조물인 쇠파이프가 줄에 묶인 채 허공에서 흔들거렸다.
이처럼 폐건물이 장기간 방치된 가장 큰 이유는 건물주의 자금 난으로 인한 도산, 이후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할 행정당국은 사유지 건물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관리를 외면하고 있어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인근 주민 김모(29)씨는 “오래 방치된 건물은 청소년들의 일탈의 장소로도 활용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30년째 방치한다는 게 말이 되냐, 폐건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박모(43)씨는 “방치된 건물은 도시미관을 심각하게 저해할 뿐더러 광주의 위상도 함께 떨어뜨린다”며 “세계수영선수권대회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도심 곳곳에 유령의 집을 이대로 방치할 생각이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건축주택과 관계자는 “방치된 건물에 대해 매입, 운영·관리하면 좋겠지만 예산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며 “국토부, LH와 연계해 장기방치 건축물에 대한 정비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이며, 지속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해명했다. /김동수 기자
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