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 수험표 팔아요’ 온라인거래 성행 유통·외식업계·기차표 예매까지 ‘만능 할인권’ 임후성 기자 |
| 2018년 11월 22일(목) 19:52 |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직후 수험표 거래가 온라인상에서 성행하고 있다.
수험표를 제시하면 음식점을 비롯해 휴대폰 매장, 옷·화장품 가게, 커피숍 등 각종 업계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수험표를 조작 등 각종 부작용까지 속출하고 있어 각별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22일 코레일 광주본부 등에 따르면 수험표를 쥔 수험생들에게 KTX 30% 할인, 제주항공 국내선 20% 할인, 호남기반 지역 항공사 에어필립은 선물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날 온라인 중고거래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는 수능 수험표를 적게는 3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판매한다는 글이 쇄도했다.
한 판매자는 “등기우편과 직거래 방법이 있다”며 “본인 확인을 대비해 사진을 바꿔 붙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또 다른 판매자는 “택배 포함 3만5천원이고 직거래하면 5천원을 깎아주겠다”며 “광주 사시는 분 환영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다른 중고거래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수능 수험표를 판매하겠다”며 휴대전화로 인증까지 가능하다는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수험표를 사고파는 행위 자체는 공문서 본연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도가 아니므로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다.
공문서는 행정기관 내부 또는 상호간이나 대외적으로 공무상 작성 또는 시행되는 문서 및 행정기관이 접수한 문서를 말하는데, 수험표는 교육부가 접수·발부한 문서로서 공문서에 해당한다.
그러나 수험표 사진을 바꿔 붙여 ‘가짜 수험생’ 신분으로 할인을 받다 적발되면 공문서 위조와 사기 행위가 적용될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수험표 거래 성행으로 논란이 일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글을 올려두고 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삭제하기도 한다.
온라인상 글을 올리기보단 은밀하게 메시지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구매자들이 수험생으로 보이는 이들의 온라인 계정에 접근해 수험표를 팔면 얼마 이상의 돈을 주겠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수법까지 등장했다.
거래가 성행하는 데는 수험표 지참시 행사를 진행하는 업체에서 수험표와 실제 구매자를 대조하지 않는 영향도 크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최대한 많이 파는 게 이익이라서 수험생 혜택을 받으려는 사람이 실제 수험생(혹은 수험생 가족)인지 아닌지 굳이 확인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경찰 관계자는 “할인혜택을 많이 준다고 수험표를 사거나, 이를 노리고 수험표를 팔아 돈을 챙기는 건 처벌받을 소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수험표로 할인 혜택을 받으려고 수험표에 있는 사진이나 이름을 바꾸면 공문서 위조, 변조죄에 해당해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임후성 기자
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