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식 목포시장, ‘완도 성공신화’를 재현해 낼까 이정록 |
| 2018년 11월 27일(화) 19: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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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어’와 같은 삶을 꿈꿨던 것 같다. 내 안에 무수한 정책들이 쌓였을 때, 나는 고향으로 돌아갈 마음을 먹었다. 12년 전 완도군수 출마는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김종식 목포시장이 완도군수 12년을 마치며 펴낸 책(창조의 길을 열다, 2014, 심미안)의 프롤로그 중 일부다. 목포시장에 도전한 이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김 시장이 민선 7기 목포시장 선거에 뛰어든다는 뉴스를 접한 사람들 반응은 크게 둘로 갈라졌다. 하나는 군수를 12년 한 사람이 뭐하려고 목포시장까지 하려고 할까 하는 비판적 반응이었다. 다른 하나는 완도 성공신화를 목포에도 접목하면 좋지 않겠냐는 긍정적 반응이었다. 필자는 당연히 후자 쪽이었다. 김 시장의 완도군정(郡政)은 지역개발론 교과서에 실려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김 시장 성공신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전문가들 주목을 받았다. 첫째는 어촌 마을에 외부 방문객을 끌어 들였다. 사실 완도는 잘 알려진 곳이 아니었다. 김 주산지이자 해상왕 장보고가 활동했던 어촌 정도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딴판이다. 전국에서 관광객이 완도로 몰려들지 않는가. 청산도가 ‘느림과 힐링’ 여행의 전국적 명소가 돼 그렇다. 유동 인구 증가로 지역사회 전체가 활력을 얻게 됐다. 김 시장의 청산도 슬로시티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완도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둘째는 지연산업(地緣産業)화다. 완도는 국내 전복 생산의 80%, 해조류 생산의 45% 정도를 차지한다. 전복과 해조류의 산업화를 추진했다. 양식 어가가 주주로 참여하는 완도전복㈜를 만들어 유통혁명을 꾀했다. 전 국민 식탁에 저렴한 완도산 전복을 공급해 어가 소득증대를 보장했다. 2014년 개최한 국제해조류박람회를 계기로 해조류 산업도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젠 완도를 우리나라 전복과 해조류 산업의 메카라도 해도 허튼 소리로 들리지 않게 됐다.
김 시장 성공신화의 핵심은 어촌에 생기(生氣)를 돌게 한 점이다. 고령화와 인구 절벽으로 신음하는 완도에 말이다. 10여 년 동안 장소 마케팅과 브랜드화를 일관성과 연속성을 가지고 추진한 결과다. 그렇다면 김 시장은 완도에서 만든 성공신화를 목포에서 재현시킬 수 있을까. 목포에서 성공신화를 쓰려면 지역애(愛), 전문성, 리더십, 청사진, 리더십,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등 5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렇다면 김 시장을 5가지 조건에 대입(代入)해 보자.
먼저 지역애는 문제될 게 없다. 미국 지리학자 이푸 투안 주장처럼 사춘기를 보낸 곳에 대한 장소애는 각별한 법인데 김 시장은 중·고를 목포에서 보냈다. 전문성은 차고 넘친다. 관선 경력은 차치하고 완도군수 12년에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 경력 소유자다. 리더십도 탁월하다. 여러 이해당사자들과 소통·협력·조정하는 기술과 능력이 없으면 3선 군수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군림하지 않는 서번트(servant) 리더십을 가졌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청사진도 크게 흠 잡을 데가 없다. 김 시장은 취임사에서 목포발전을 위한 5가지 방향(경제통합, 경제도시, 관광도시, 복지도시, 공정·투명 행정 등)을 제시했다. ‘명품 관광도시’를 위해 목포를 ‘맛(味)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완도에서 대박을 낸 청산도 브랜드 전략과 유사해 주목된다. 무엇보다 ‘맛의 도시 목포’는 요즘 국내외에서 각광을 받는 ‘미식(美食) 여행’ 트렌드와도 일치한다. 내년에 유달산 케이블카가 개통되고 이 구상이 구체화된다면 관광객으로 넘치는 여수나 순천과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일관성과 지속성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김 시장의 색깔이 반영된 각종 정책의 결과를 평가하려면 길게는 10년 내외, 짧게는 4-5년이 경과해야 한다. 5개월로는 어림없어서다. 하지만 예단은 가능하다. 김 시장은 목포시정(市政)에서도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완도군정이 좋은 증거이지 않는가. 다섯 번째 조건도 큰 문제가 안 된다. 게다가 김 시장이 목포에서도 3선 시장이 되지 말란 법이 없지 않는가.
지금 김 시장 머릿속은 제2의 고향인 목포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내 안에 무수한 정책들이 쌓였을 때, 나는 고향으로 돌아갈 마음을 먹었다”고 썼던 민선 3기 완도군수 심정과 같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김 시장이 목포에서 어떤 정책들로 성공 스토리를 들려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김종식 시장은 ‘완도 성공신화’를 목포에서 재현할 수 있을까. 필자는 가능하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