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담배? 강용 |
| 2018년 12월 04일(화) 18: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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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각오와 결심으로 출발했던 새해가 불과 엊그제 였던 것 같은데 2018년의 달력이 한 장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새해 결심 중 1위는 아마도 금연 결심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유기농 하는 사람이 무슨 담배를 피우냐는 주변의 핀잔에 저도 여러번의 시도를 했지만 결국 금연에 성공하지 못하고 건강한 담배는 없을까 상상도 해보며, 전자담배는 덜 해로울 거라며 비겁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건강한 담배?
미국에서 1960년대 이전까지는 담배는 ‘건강식품’이었답니다. “식사 후 소화를 돕는다고 흡연이 권장되었고, 미국의사협회(AMA)나 질병통제센터(CDC)까지 나서서 담배를 옹호하던 시절이 있었다. 담배업계가 AMA나 CDC를 돈으로 매수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신문, 잡지, TV의 담배 광고 모델은 카우보이 이전에는 의사였다” 라는 기능의학을 전파하는 한 재미 한인의사의 책속의 글을 보면서 그 시절 그들은 과연 사실을 몰라서 권장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담배의 유해성이 인정되기까지는 담배회사들 스스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투쟁과 소송에 의해 오늘날 유해하다고 상식화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소송을 진행했던 모 변호사 가족과의 대화 중에, 비호하는 세력들의 여러 압력으로 너무너무 힘이 든다며 토로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담배가 건강식품이라고 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몇 천명이 원인도 모르고 사망했던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의 논란도 진실을 외면한 채 심지어는 유해하다고 볼 수 없다는 듯한 자료들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기적의 살충제’로 개발되었다며 노벨 생리학·의학상까지 받았던 DDP는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지만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유해성이 입증되어 결국 세계적으로 사용 금지되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사실과 진실에 대해 수많은 논란과 갈등 속에 쌓여 있습니다.
과학이 100% 완벽하게 모든 것을 검증할 수도 없겠지만,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마저도, 기득권이나 관련 업계들을 비호하기 위해 수많은 청부과학이나 청부 자료들이 조작되거나 짜깁기 되어 진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 전 일명 ‘미미쿠키’ 사건이 있었습니다. 젊은 부부가 아이의 태명인 ‘미미’라는 상호로 유기농원료를 사용하여 수제로 정성껏 쿠키를 만들어 판매한다고 광고했는데, 주문이 늘어 공급이 힘들어지자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쿠키와 롤케이크 등을 구입하여 둔갑시켜 판매하다 적발된 사건입니다.
사건의 본질은 유기농업과 전혀 무관한 사람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둔갑시켜 판매한 것인데 일부 언론들은 엉뚱하게도 ‘둔갑과 허위’의 본질은 뒤로 한 채 ‘유기농산물이 일반농산물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화학 농약이 몸에 해롭지 않다’는 등의 엉뚱한 논리를 펴 며, 세계적으로 밝혀진 유기농산물의 우수성이 입증된 자료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 없이, 유기농의 우수성을 축소하며 농약을 대변 하는 듯 하는 기고와 기사들에 대해서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현재의 농업의 특성 상 우리나라 전체를 유기농으로 바꿀 수도 없으며 관행농업도 유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두들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간 약 600만명이 담배와 관련 하여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고,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대중들이 충분히 알고 있지만 담배는 여전히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담배의 유통을 위해 ‘담배가 몸에 해롭지 않을 수도 있다’ 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꼭 건강하지만은 않다’ 이런 어리석은 홍보를 하는 회사는 이제 없습니다.
제가 농업인이라 농업과 식품에 관한 예를 들었지만, 헌정사상 초유의 대법관에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대형 로펌이 사법권에 관여 하고 있었다는 뉴스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더 이상 사회 전반에서 특정한 집단이나 기득권의 이득을 위해 뉴스나 논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사실과 정의를 향해가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