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지역화폐 발행액 ‘현실성 없다’ 金지사 공약사업 ‘새천년상품권’ 연간 2천500억 책정 올해 도내 상품권 197억 운용 불과 유통 활성화 의문 임채만 기자

2018년 12월 11일(화) 19:17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공약인 ‘전남 새천년 상품권’의 발행 목표액이 연간 수천억원에 달해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역 상품권은 특정 지자체 행정구역 안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유통 활성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민선7기 전남도는 새천년 상품권을 통해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막고 골목상권 보호 등 지역경기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도내에서만 사용가능한 광역단위 지역화폐인 ‘전남 새천년 상품권’의 연 예상 총 발행액은 2천5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9개 전남 시·군에서 197억원 어치가 운용되고 있는 고향사랑상품권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지역상품권의 유통이 부진한 상황에서 연간 발행액 목표를 너무 무리하게 설정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고향사랑상품권 발행액의 경우 광양시가 상품권 2종 50억원치로 가장 많았고, 강진군 40억원, 순천시 33억원, 나주시 26억원 등 순으로 고향사랑상품권의 운용 비중이 높았다. 보성군과 함평군은 올해 지역상품권을 발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순천시, 구례군, 보성군 등 3개 지역에서는 지역상품권을 발행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지역상품권의 활성화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새천년 상품권이 발행되면 기존 시·군 지역상품권과의 중복문제로 인해 제한된 시장에서 서로 간의 이익을 빼앗는 ‘제로섬’ 게임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9월 광역단위 지역상품권을 운영하고 있는 강원도의 운영 실태를 벤치마킹했다. 강원도는 지금까지 850억원을 발행해 500억원치를 판매했다.

도는 지난 9월 새천년 상품권 발행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내년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주요 쟁점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도 추진한다.

주요 용역과제로는 ▲지역여건 반영한 적정한 발행규모 산정 ▲지역 소상공인 지원 및 유통활성화 고려한 가맹점 제한 기준 설정 ▲유통활성화를 위한 판매·유통방안 마련 ▲기존 시군 지역상품권과의 중복문제 해소 방안 ▲상품권 자율판매 활성화를 위한 구매자 인센티브 방안 ▲소요사업비, 유지관리 인력 수요 검토 ▲종이상품권 및 모바일 상품권 발행 규모 검토 등이다.

도는 새천년 상품권 예상 총 발행액 연 2천500억원의 5%인 125억원을 도비로 조달할 방침이다. 또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 구축을 위한 50억원(국비 25억원, 지방비 25억원)도 준비중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시군 지자체 상품권과 중복문제로 유통 활성화에 어려움이 예상되긴 하지만, 용역 결과에 따른 사업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면서 “지역자금 역외 유출을 막고 골목상권 보호라는 좋은 취지로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순기능이 최대한 나타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