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숍 내 일회용컵 사용 규제 겉돈다 제도 시행 4개월, 업주들 ‘피크타임’대 애로 호소 문철헌 기자 |
| 2018년 12월 12일(수) 18:21 |
“머그컵이 다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컵을 드리고 있어요.”
카페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잔 사용’이 금지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광주 시내 카페 곳곳에는 제도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문제는 손님이 몰리는 ‘피크타임’에 머그잔을 충분히 구비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편이어서 업주들의 인식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12일 오후 1시께 광주 서구에 위치한 대형 프랜차이즈 A커피전문점에서는 일회용 잔을 제공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매장 한편에서는 한시간여 동안 일회용으로 음료를 마시며 과제를 하는 대학생들과 노트북을 이용중인 여성 고객이 눈에 띄었다.
친구들과 이 곳을 찾은 대학생 김모(26)씨는 “점심 식사 후 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왔는데 직원이 머그잔이 아닌 일회용 잔에 줬다”며 “요청한 것도 아닌데 다른 손님들 사이에서 주문 하다보니 테이크 아웃 여부를 묻지 않고 준 것 같다”고 당황스러워 했다.
카페 측은 “매장에 있는 머그잔은 고정적인 반면 손님이 가장 몰리는 ‘피크타임’에는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잔을 사용한다”며 “자원재활용법 시행에 맞춰 머그잔 수를 늘렸지만, 날마다 매장을 찾는 손님 수가 다르고 머그잔 파손·절취도 잇따라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환경부 지침에 따르면 매장 내 유리컵 등 다회용 잔만 사용 가능하며 일회용은 테이크 아웃시에만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어긴 매장은 구두 계도 혹은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경우 그나마 일회용 잔 사용 규제를 잘 준수 하는 편이다. 그러나 작은 규모의 개인 카페들은 특별한 안내없이 일회용 잔을 여전히 고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업주는 “대기업의 경우 머그컵 발주나 수도세에 큰 리스크가 없지만 자영업자들의 경우 수도세도 한 몫 한다”며 “고객이 매장 퇴점 시 남은 음료를 일회용 컵에 옮겨달라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되면 설거지와 일회용 컵을 소진하는 등 이중의 부담이 불가피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환경도모라는 명목 하에 파생된 또 다른 환경문제들이 모순 아닌 모순 아니냐”며 “원만한 환경대책 말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관련 법규를 잘 지킬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홍보 및 계도 기간이다 보니 과태료 부과보다 시민들의 의식 변화와 함께 일회용 잔 사용금지 문화를 확산시켜 자리 잡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5개 자치구는 지난 8월2일부터 1천584개 업소를 대상으로 일회용 컵 단속에 나섰지만 위반 업소를 적발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환경부 지침에 따라 과태료 부과보다는 계도 중심의 단속을 펴고 있어서다. /문철헌 기자
문철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