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생후 2개월 아이 ‘에크모 치료’로 살렸다 전남대어린이병원, 신속한 조치…건강 되찾아 퇴원 에크모팀 체계적 의료서비스로 생존율 꾸준히 높여 오승지 기자

2018년 12월 13일(목) 19:31

최근 급성 심근염으로 심정지까지 일으켰던 생후 2개월 된 아이가 전남대어린이병원의 에크모 치료를 받고 입원 3주만에 회복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퇴원 후 외래진료 차 내원한 환아의 부모와 주치의 조화진 교수(맨 오른쪽).

최근 급성 심근염에 대해 전국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대어린이병원이 급성 심근염으로 심정지까지 일으켰던 생후 2개월 아이를 에크모 치료로 회복시켜 새 삶을 선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심근염은 감염·약물·독소 등 다양한 원인으로 심장 근육에 염증세포가 침입해 생명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급사의 원인 질환 중 하나다. 특히 영아 및 소아에게는 단순히 감기와 비슷한 증세처럼 보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이번 환아 치료 소식은 지역 내 심근염 환자들에게도 좋은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대어린이병원에 따르면 환아는 지난 7월 중순께 청색증과 호흡장애 증세로 인해 구급차에 실려 전남대병원 응급실에 왔다. 이 환아는 도착 직후 저혈압에 심정지까지 발생하는 위급한 상황을 맞았고, 심폐소생술 이후로도 심장기능 급격 저하·전신 청색증 진행 등으로 계속 악화되면서 의료진은 바로 ‘에크모(ECMO) 치료’에 돌입했다.

‘에크모 치료’는 심장기능을 되찾을 때까지 기계적으로 심장과 폐를 보조해주며 혈압과 장기를 보존해 생명을 유지시키는 장치로, 삶의 마지막 순간에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다행히 환아에 대한 에크모 시행후 서서히 호전돼 치료 8일째에는 에크모 장비를 떼어낼 정도로 좋아졌다.

이후 심장기능이 계속 좋아져 입원 3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부모 품에 안겨 퇴원하게 됐다.

이번 치료소식이 알려지게 된 것도 환아 부모가 전남대어린이병원 의료진의 우수성과 고마움을 반드시 외부에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환아의 아버지 권 모씨는 “지금도 건강해진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꿈꾸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마치 내 자식처럼 온갖 정성을 다해서 치료해 주신 의료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권씨는 “우리 아이와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이 지역의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치료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우수한 의료진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지난달 24일 전남대어린이병원 주최로 열린 에크모 심포지엄에서 아이의 발병 후부터 치료까지의 과정을 직접 발표해 전국 병원에서 모인 의료진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과 함께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며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주치의였던 조화진 교수는 “내원 당시 환아는 매우 안 좋은 상태였으나, 치료가 순조롭게 진행돼 좋은 결과를 갖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아이의 부모가 의료진을 믿고 잘 따라와 줘서 가능했다”고 밝혔다.

또 조 교수는 “현재 전남대병원 에크모팀은 흉부외과 전문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체외순환사들로 구성돼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전남대병원 에크모 치료를 통한 생존율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