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광주인권상 취소 로힝야족 학살 방관 국제적 비난 오승지 기자

2018년 12월 18일(화) 19:37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74)가 로힝야족 학살을 방관하거나 두둔하며 국제적 비난을 받는 가운데 5·18기념재단이 광주인권상 수여를 철회했다. 광주시와 시의회도 관련 조례에 따라 명예시민증 취소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18일 5·18기념재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004년 아웅산 수치에게 수여한 광주인권상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상자를 기념하는 얼굴 모양의 동판 전시물이 철거되고 홈페이지에 게시된 수상자 목록에서도 이름이 삭제된다. 국제 행사나 워크숍 등에 광주인권상 수상자를 연사로 초빙하는 등 수상자에 대한 예우도 모두 철회한다.

광주시와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도 지난 2013년 아웅산 수치에게 수여한 명예시민증에 대한 취소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재단 측은 성명을 통해 “미얀마에서 영향력 있는 정치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아웅산 수치가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와 인권유린을 중지하기 위한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며 광주인권상을 철회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재단은 로힝야족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해 수차례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며 “하지만 아웅산 수치는 재단의 노력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웅산 수치의 방관은 민주 인권의 기치를 선명하게 하는 광주인권상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며 “광주인권상 제정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재단은 지난해 9월부터 광주인권수상자, 재단의 국제행사 참여 인권활동가, 재단명의의 규탄성명서를 수차례 발표했으며, 아웅산 수치와 버마 외무부 및 국무부 장관, 미얀마 대법원장, 미얀마 한국대사 등에게도 항의 서신을 보내 로힝야 박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