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의 역사 동화] 41, 이성계와 정도전의 전라도 - 정지장군의 기상 |
| 2019년 01월 02일(수) 18: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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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년(현종왕 2)에 거란족이 나라를 침입해 왔을 때 신하들이 그토록 공주나 전주에서 묶어 가자고 간언을 드렸지만 현종 왕께서는 고려왕실의 든든한 후원지였던 나주를 고집하셨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나주를 믿었으면 그러셨겠습니까?”
“특히나 이곳 나주는 나와 함께 위화도회군에 함께 참여했던 정지 장군의 고향이기도해서 더욱 정이 가는구려. 허허허.”
“참으로 훌륭한 장군이시지요. 이곳 나주사람들에게도 정지 장군의 용맹함은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렇소! 내가 함길도에 있을 때도 정지 장군의 배 만드는 기술에 관한 명성을 들었을 정도였으니 고향에서는 얼마나 자랑스러운 인물이었겠소?”
“저도 정지 장군을 이곳 나주에서 한번쯤은 만나 뵈려니 생각 했는데 왜적이 하도 이 곳 저곳에 자주 출몰하여 고향 한번 오실 수가 없으신 것 같습니다.”
“그랬을 것이오. 남해도 원수였을 때 왜구들이 50척이나 배를 끌고 와서 노략질을 할 때도 정지 장군이 순간에 배 4척을 나포해 버리니 왜구들이 발도 딛지 못하고 도망을 쳤다지 않소.”
“그 후에도 120척으로 패전의 앙갚음을 하려했지만 정지 장군이 47척의 배로 맞서 왜구들의 배를 17척이나 부숴버리지 않았습니까?”
“그렇소. 2천명이 넘는 왜구들을 수장시킨 관음포 전투는 이 나라 고려 해전사에 길이 빛날 전투였소. 참으로 정지 장군의 용맹은 눈부셨고 특히나 위화도 회군 때도 그 어떤 장수보다 나를 많이 이해하고 도와주었소.”
“공민왕께서 왜적의 빈번한 출몰에 번민하실 때 마침 정지 장군께서 이 나라 최초의 수군창설을 주청 드리자 왕께서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장군! 저 곳을 보시옵소서.”
“음… 놀랍구려. 예사롭지 않도다. 이곳은… 이곳은?”
“이곳에 가끔씩 말을 달려 올 때마다 저 역시 늘 이 거대한 무덤들이 많이 자리한 것을 보고 이 자리가 크게 나라를 이루었던 마한의 그 본거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하오. 분명 이곳은 옛 나라 왕족들의 무덤임이 분명하오. 내 나주에서 고생하는 그대를 위문하러 온다는 것이 오히려 이 땅의 옛 역사에 대해 큰 공부를 하고 있소이다.”
이성계는 자미산에 올라 오래된 고분들을 내려다보며 탄복을 하였습니다.
“음… 오랜 왕족들의 무덤임이 분명해. 마한, 마한이라….”
“저 역시 삼한의 으뜸이 마한이라는 사실을 이곳에 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 이제 기억이 나오. 아주 오래 전에도 왕의 호칭을 사용했다 들었소.”
“오래 전 중국의 위나라가 낙랑군과 대방군을 접수하고 삼한에 대한 적극적인 회유를 한 사실을 내 오래된 고서에서 읽은 적이 있소. 그 이후 변한, 진한 삼국 중에 마한이 맹주 역할을 했지. 그 후 백제의 확장으로 마한의 세력이 약화되어 갔고….”
이성계도 얼마 전 역사에 깊은 식견을 가진 조정의 대신으로부터 들었던 고대의 큰 나라였다는 마한을 떠올리며 이곳이 그 옛 마한 땅이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전장으로만 평생을 돌아다닐 때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이런 평온함이 진정 좋구려.”
“좋으십니까? 소신도 이번 일정을 계획하기를 잘했다 싶습니다. 이제 봉황의 철야현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저 산은 세화의 성덕산이옵니다.”
“거 참! 산봉우리는 높지 않으나 정기가 서려 있구려.”
“예! 그래서 그런지 이곳 세화 선비들은 글을 대단히 좋아합니다.”
“참으로 이곳 나주는 대단한 땅이오.”
“예. 이곳 또한 마한의 땅으로서 54개 부족 국가 중 불미지국이라는 국호를 썼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맑은 시내를 건너고 들을 지나 이윽고 철야현에 다다르니 어떻게 알았는지 마을의 어른들이 의관을 갖추고 이성계 일행을 맞이하러 마을 앞에 나와 있었습니다.
“어서 오시지요. 장군!”
“어서 드시지요.”
흰 도포자락을 날리며 여남은이나 되는 촌로들이 예를 갖추며 안내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저희들이 이곳에 올 것을 아셨습니까?”
오래전부터 정도전의 초막으로 와서 시를 함께 배우고 나랏일을 걱정하던 배씨 성을 가진 선비를 보며 정도전이 반갑게 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