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예술의 거리 ‘짝퉁 그림’ 거래 의혹 검찰에 ‘위작 그림 판매 사기’ 고소, 수사 착수 문화도시 광주 대표 문화마켓 이미지 훼손 우려 오승지 기자

2019년 01월 15일(화) 19:36

‘문화 예술 1번지’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에서 위작과 모조품들이 거래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15일 오후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 전경. /김애리 기자

“공공연하게 가짜그림이 횡행하고 있는 광주 예술의 거리가 예향 남도 광주를 추락시키고 있습니다.”

호남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인 예향 광주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조성된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가 위작·모조품들이 거래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시를 대표하는 주요 관광명소이기도 한 예술의 거리에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는 만큼, 문화도시 이미지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5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광주 예술의 거리에서 가짜그림이 판매, 유통됨에 따라 폭리행위 등의 혐의로 고소한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과 형사1부에서 수사에 착수했다.

고소인 A씨는 예술의 거리에서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피고소인 B씨로부터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십 여점을 구매, 이 가운데 가짜로 간주되는 7점 중 서양화 유화 3점(500여만원 상당)을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에 의뢰한 결과 지난해 10월 모두 위작으로 판명 받았다고 주장했다.

평소 경영난을 호소하던 B씨로부터 형편에 따라 한 점씩 그림을 구매한 A씨는 위작이 의심되니 그림값을 환불해 달라 했으나 변제할 그림의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하는 등 오히려 시비에 휘말려 광주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문제는 이러한 고소인의 이야기가 한 사람의 피해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본래대로 사기로 고소가 바로 이뤄졌다면, 그간 알려지지 않은 피해 규모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도시 광주에서 가장 대표성을 띠는 ‘문화마켓’ 예술의 거리에서 수백만원에서 거액에 이르는 위작을 구매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이를 묻으려 한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보통 화랑 및 갤러리에서는 실 구매가의 10-20% 가량의 인센티브를 붙여 판매되나, 위작의 경우 일부 화랑에서 수십만원 정도 값싼 가격에 구매해 수백만원에 판매해 이득을 취한다는 것.

위작이나 모조품을 만들어 유통시키고, 이 유통과정에서 또 다른 유착이 형성될 경우 문화마켓에 버젓이 활보하는 ‘검은 그림자’를 모두 거둬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만약 가짜 작품이 이미 세상을 떠난 작가의 작품일 경우에는 위작 진위를 알아낼 가능성이 어렵고, 공소시효가 만료돼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또 위작 시비로 판매자가 계속 버티는 경우 사기 피해자가 가액 대비 감정 등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또 다른 피해를 입기 쉽다.

하물며, 광주지역에 위작이나 모조품의 진위를 가려낼 수 있고, 이를 감시·관리·견제하는 지자체 차원의 전문기구가 없다보니 해당기능을 수행할 기구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예술의 거리에서 위작 유통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순수 예술작가들과 예술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가 지자체 예산 투입 및 시민 성원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예술의 거리에서 불법 행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예술작품이란 작가에게 직접 구매하는 것이 사기를 당하지 않고 위작을 가려 구매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며 “암암리에 예술의 거리에서 위작이 거래되는 상황이 근절되지 않는 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광주와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