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향기따라 삶을 힐링하다] 단지 일만 말고, 내 취향 담아 시작해 보련다 일상 털고 문화로 ‘休’…발로, 눈으로 ‘문화의 힘’을 느껴보자

2019년 01월 16일(수) 18:33

사진 위로부터 지난 9일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진행 된 ‘싹 온 스크린’, 광주문화재단 누정별상설프로그램(식영선비풍류체험), 프린지페스티벌 공연 모습. /광주문화재단 제공

나를 포함 총 인원 셋인데 지난해 하자던 연말 모임을 며칠 전에 가졌다. 헤어지기 전 올 한해 이루고자하는 각자의 다짐, 문장으로 적어서 단톡에 공유. 연말에 만나서 결과 확인하자 했다. 한달에 한권 일 관련 말고 내 책 읽기, 요리 배우기, 영어 레벨업 등의 문장이 단톡에 적혔다. 나는 ‘나의 콘텐츠 찾기 하겠다’ 말했다. 광주문화재단에서 문화행정 일을 하다보니 문화예술적 환경 속에 있는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재단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있음에도 당장 내가 처리해야 할 일 관련이 아니면 참여하여 누리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다. 내 취향에 맞는 공연이나 전시, 행사를 발견하더라도 결국 일을 우선순위로 두게 된다. 아쉬워만 말고 올해부터는 두 발로 느끼리라. 또한 홀로만이 아닌 같은 관심사를 지닌 지인과 함께 이를 매개로 소통하리라. 나의 카톡 프로필관리 메시지엔 언제부턴가 이런 문장 적혀있다. 내 생각인가? 아니면 어디선가 보고 적은 좋은 글이었던가? 무튼 ‘예쁜 꽃은 항상 피어 있지 않고, 좋은 사람은 다시 오지 않네’이다.

시작, #싹 온 스크린부터

‘음악과 함께’ 기해년, 올해의 팬톤 컬러 리빙 코랄색 배경 화면. 그동안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하던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 공연, 올해 첫 싹 온 스크린은 빛고을시민문화관(715석)에서 지난 9일 8시 예술의 전당 신년음악회를 1시간40분 동안 스크린으로 실시간 생중계했다. 음악하는 친구에게 전화했다. “제자들과 함께 오면 좋을 것 같아” 대학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이어온 친구는 지난해 말부터는 비전공자인 어른 대상에게도 악기연주 지도를 하고 있다. 친구,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을 지냈다거나 하는 60세 이상인 제자분들 15명, 나…. 이렇게 함께 공연관람. 여자경의 지휘로 KBS교향악단이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하며 1부의 문을 열었다. 바이올린의 시인 강동석의 무대가 이어졌다. “오늘 연습곡이 아리랑이었는데, 첫 무대가 아리랑이네” 싹 온 스크린은 선착순 무료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공연, 연극, 발레 등 다양한 분야 9회 정도 진행할 예정. 스크린으로 만나는 예술의전당 음악회, ‘날자’에 동그라미, 그때도 제자 분들과 모여요. 함께해요 .

#누정총서 길잡이 삼아 걷기여행

지난해 말 광주문화재단에서는 누정총서(1-6권·사진)를 발간했다. ‘누정은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주인의 관점에서 주변의 자연과 소통하는 것이니 마루에 올라 한참을 있으면 시가 찾아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누정총서5, 식영정, p121) 누정은 누각과 정자를 일컫는 명칭이다. 누각은 사방을 볼 수 있게 마룻바닥을 높게 지은 다락 형태의 건물이고, 정자는 벽이 없이 기둥과 지붕만 있는 보다 간소한 구조의 목조 건물이다. 모두 수려한 자연을 바라볼 수 있도록 높고 개방적인 것이 특징.

광주·전남지역에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서 깊은 누정이 많다. 이번 총서에는 광주와 담양이 만나는 무등산 자락에 모두 9곳의 누정을 다뤘다. 일동삼승(一洞三勝·한 골 안에 있는 세 명승)이라 불리는 소쇄원, 식영정, 환벽당을 비롯해 독수정, 명옥헌, 면앙정, 취가정, 풍암정, 송강정까지 누정의 맛이 더욱 배가 될 정보들이 가득하다. 특히 이번책엔 누각과 정자에 걸린 현판의 원문과 이에 대한 번역이 함께 실려 있다. ‘옛 친구는 다 산중객으로 돌아가고 젊은이는 그저 딴 세상 사람들 같아’(누정총서1, 독수정 현판 p133)…현판 번역글을 읽으니 책을 길라잡이 삼아 날 풀리면 누정여행 나서고 싶다.

# 시즌제 프린지페스티벌 ‘달빛아래 춤추세’

광주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민주화운동의 상징공간이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자리 잡고 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문화전당과 전당 주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기획됐다. 지난해에는 ‘비범한 상상’을 주제로 9개월여 동안 매주 토요일 총 28차례 ‘2018 광주 프린지 페스티벌’이 진행됐다. 축제가 열리는 기간인 4월에서 11월 사이, 프린지페스티벌이 열리는 날엔 동명동, 장동, 예술의 거리 등지에서 식사를 하고 친구들과 함께 거리공연을 보고 그 역동적인 에너지에 취해 인근카페에 가서 달달한 디저트와 커피한잔을 들면서도 왁자지껄 즐겁게 대화를 나누곤 했다 올해 ‘2019 광주 프린지 페스티벌’은 4회째를 맞게 된다. 올해는 각계의 평가 의견을 반영해 봄·여름·가을 등 시즌제 토요일 행사로 12회를 운영하고 각 회차별 주제를 정해 행사의 독창성을 극대화, 시즌제 기간을 제외한 토요일은 일반 버스킹 공연을 15회 진행할 예정이다. 시즌제 기간 라인 업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올해는 간간히 말고 좀 더 자주, 페스티벌 마실도 가고, 주변을 좀 더 많이 걸어봐야지. 갑자기 노래가 생각난다. 가수 조동진의 노래였지. 달빛아래 춤추세…물결처럼 춤을 추세…라라라’. 거리에서, 골목 누비며, 거리의 불빛 바라보며, 달빛아래서 바람처럼 떠돌거야…. 생각해보니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그때 모여요 함께.

# 연결, 새로운 관계 맺기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렸던 아시아컬쳐마켓파트너스데이 기간 동안 광주문화재단 기관홍보부스를 운영한적 있다. 바로 옆에 국립광주과학관 부스가 있었고 알고리즘을 이용한 코딩교육, 큐브만들기 쇼케이스 등을 하고 있었다. 관계자와 얘기하다 ‘수학나라의 앨리스’라는 특별 전시프로그램을 알았고 전시에 대한 호기심에 이끌려 주말시간을 이용해 전시관람. 급기야 내가 일주일에 한 번씩 출연해 한 주간의 광주문화예술 이슈를 다루는 광주MBC뉴스투데이 ‘문화 인 이슈’ 코너에서 전시 소개를 했다.

이유진 <광주문화재단 기획홍보팀장>

최근 바란트 아난드(Bharat Anand)가 펴낸 ‘콘텐츠의 미래’라는 책을 재밌게 봤다. “콘텐츠는 귀신입니다.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처럼 우릴 홀리지요. 하지만 이 함정에 갇히는 순간, 패망의 길로 가는 겁니다” 그는 전 세계 수많은 사례를 분석하고, 관계자들을 한 명 한 명 직접 인터뷰한 끝에 특별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콘텐츠에 집중하는 함정에서 벗어날 것. 대신, 연결 관계를 키워나갈 것” 쉬운 듯 어렵고 어려운 듯 쉬운 연결, 관계 맺기…. 올해는 좀더 관심사를 활발히 공유하고 함께 두 발로 문화의 힘을 느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