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눈과 마음을 열고 無言의 메시지 공감 [홍정민의 친절한 발레이야기] 발레 감상하는 길 ‘ 어렵다’는 편견 깨고 작품 줄거리·배경 알고가면 훨씬 쉽게 공연 감상

2019년 01월 23일(수) 18:31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라 스칼라 극장은 1778년 8월3일 개관한 이후 수많은 명곡이 초연되는 역사적인 장소가 됐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발레 공연장을 찾기 전에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며 관람을 주저하거나 염려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박수는 어디서 시작하고 멈춰야하나?’ 또는 ‘무대 위의 장면과 동작의 의미를 어떻게 읽고 해석해야 하나?’, ‘무용수가 춤을 잘 추고 있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를 잘 모르겠다’ 등과 같이 평가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발레 감상은 대체로 특별한 사람이나 발레를 이해할 줄 아는 사람만이 즐기는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는 ‘발레를 올바르게 감상하기 위해서 발레 공연을 관람하러 가는 길이니 단지 공연을 보면서 즐기세요’라고 전하고 싶다.

인체의 오묘한 움직임을 발레와 음악, 발레와 드라마 그리고 발레와 미술 등과의 상호 연관이 요구되며 이를 통해서만이 진정한 발레의 진수를 맛볼 수 있으며 평가 할 수도 있다. 관객들은 “대부분 무용수가 춤을 아름답게 췄다” 또는 “안무가 작품과 음악 해석을 잘했다”는 등 무대를 통해 얻은 만족과 불만을 토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관객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발레 공연을 감상하며 그 장면을 통해서 각자 나름대로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항상 보다 나은 것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능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장면과 극중의 인물을 보면서 환상과 착각의 세계로 빠져 들어간다. 아름다움을 더욱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것이 발레 예술이고 보면 고전 발레와 낭만주의 발레 또는 현대 발레가 지닌 독특한 특징들은 관객을 한없이 상상의 날개를 펴게 하며 작품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무대에 오른 광주시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 모습. /광주시립발레단 제공

예술가는 관객에게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보여 주고 극장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된다. 따라서 발레를 부담 없이 쉽게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세는 우선 공연장에 가서 발레를 관람하는 것이다. 이렇듯 관객이 직접 눈과 마음의 문을 열고 관람을 계속함으로써 무대 위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연을 통해 즐거움도 얻게 된다.

올바른 발레 감상을 위해서는 ‘주인공이 작품의 줄거리를 잘 해석해 묘사하고 있는가’, ‘무용수가 음악을 잘 해석하며 연기하는가’, ‘안무의 형식과 무대 구성은 어떤가’, ‘작품과 의상과의 관계는 어떤가’, ‘작품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를 살펴야 한다. 또한 작품에 대한 관객의 관심도 높은 수준의 감상을 위해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들을 파악하고 발레를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르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관객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한데 발레의 기본 개념으로부터 발레의 기원, 역사적 변천 과정, 발레의 매체, 발레의 양식, 발레계의 주요인물 그리고 발레 용어들이 포함된다.

공연에서 박수는 관객이 무대 위의 연기자가 지극히 환상적이고 절묘한 연기를 할 때, 탄성과 함께 격려의 한 표현 방법이다. 관객은 무대 위의 무용수가 완벽의 경지를 지나 신의 경지에 들어선 장면을 관람하게 될 때 기립 박수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홍정민 <광주시립발레단 부예술감독>

공연 도중의 박수는 순간적으로 힘차고 짧게 하는 것이 진정 무용수를 위한 박수라고 말 할 수 있다.

극장 예술로서의 발레 공연은 관객이 많을수록 더욱 성공적인 공연으로 본다. 관람 뒤 관객의 표정에서 행복이나 만족에 찬 미소를 읽을 수 있을 경우, 그 공연은 확실히 성공적인 무대라 할 수 있겠다. 관객의 따뜻한 격려는 예술가로 하여금 더욱 발전적이고 값어치 있는 무대를 만들도록 자극하며 좋은 공연은 오직 올바른 관객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