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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와 전남의 겹경사를 보며

박성수
광주전남연구원장

2019년 02월 06일(수) 17:49

요즈음 우리 지역의 경사가 겹쳐 기쁨이 배가 되고 있다.

기대가 큰 한전공대 입지가 결정됐고 애를 태운 광주형 일자리협상이 타결됐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공약으로 채택되면서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안겼던 이 두 과제는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난관에 봉착하곤 했었다. 그야말로 풀기 어려웠던 두 사업이 며칠사이를 두고 해결되면서 우리 고장이 전국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이 두 과업이 예정대로 성공하여 제대로 뿌리를 내린다면 우리 남도는 커다란 성장동력을 얻게 되어 모처럼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말이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는 많기만 하다.

첩첩산중이라고나 할까. 고개 넘어 또 고개, 고비 고비마다 힘들여 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광주·전남 할 것 없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한전공대문제는 그동안 광주·전남의 상생으로 해결해야하는 난제중의 난제였다. 대학입지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시도뿐 아니라 기초지자체까지 나서서 유치전을 벌이다 보니 과도한 경쟁이 시도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설립에 따른 지방 정부의 재정지원 폭이 커진 바람에 큰 부담을 안게 된 것도 적지 않은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대망의 한전공대설립으로 에너지 사이언스파크가 조성되면 그야말로 글로벌 에너지 허브로서 손색이 없는 우리 고장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생겨나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이제 우리 지역에서 배출되는 경쟁력있는 도시가 되리라는 벅찬 희망을 가져 본다.

아울러 그동안 어려운 교육과 연구 여건에서도 분투해 온 지역 대학들은 한전공대 설립을 계기로 상호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 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승적인 견지에서 광주시가 발 빠르게 나주로의 결정을 환영하고 그동안 생긴 상처를 빠른 시간 안에 봉합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음은 퍽이나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차제에 광주와 전남이 그야말로 머리 맞대고 상생의 해법을 찾는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 그동안 꼬여 있던 실타래들, 이를 테면 빛가람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 문제, SRF 반입문제, 적게는 999 시내버스운행문제까지 한꺼번에 해결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 본다.

또 하나의 경사인 광주형일자리 또한 마찬가지이다.

광주시와 현대차간의 협상이 두 번이나 성사단계까지 왔다가 무산되는 아픔을 가졌기에 이 번도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이처럼 애태우던 광주형일자리는 마침내 마침표를 찍고 대통령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조인식을 갖기에 이르렀다. 이날 특히 전남도에서도 크게 축하하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와 분위기는 한층 더 고무됐다. 다만 어렵사리 노사민정의 합의를 토대로 일궈 낸 축제의 장이었지만, 현대기아차 노조는 끝내 강하게 반대하면서 이날도 밖에서 시위를 했다. 광주형일자리로 인해 임금이 삭감되고 노조활동도 위축되는 등 여러 가지 우려를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광주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평균의 70%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기반이 취약한 우리 지역에서 모처럼 들어서는 자동차공장은 청년들에게 1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반가운 희소식인데도.

인도의 아난타푸르 공장이 올 해 가동되면 현대와 기아차는 연산 95만대를 생산하게 된다. 이처럼 고임금을 피해 외국으로만 나가 공장을 지었던 현대기아차도 실로 20여 년만에 한국에 공장을 짓는 용단을 내리게 되는 용단인데도 말이다.

광주형일자리 또한 한전공대 못지않게 앞으로 풀어야할 문제가 산적돼 있다. 당장 재무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그러기에 광주·전남지역상공인들의 지대한 관심과 전폭적인 성원이 절실하게 요망된다. 시도민들은 광주형일자리가 성공하도록 함께 중지를 모으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신뢰를 줌으로써 차질 없이 현대차가 들어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자체에서는 공장설립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최소화하여 아무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민선 7기 들어 상생의 탄력을 받고 있는 광주와 전남은 이제 역지사지의 정신이 더더욱 필요한 때이다. 그동안 누려 왔던 기득권도 포기해가면서 과감하게 새로운 해법을 찾는 노력을 최대한 경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