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가시나무 언덕서 ‘바로크 음악의 진수’ 만끽 ‘마에스트리 디베르시’ 트리오 연주…28일 양림동 아트폴리곤 광주 출신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진 기획 프랑수아 페르난데즈·아렌트 흐로스펠트 초청 “작은 살롱음악회 무대…섬세한 선율 감상하길” 정겨울 기자

2019년 02월 12일(화) 18:32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진.

이탈리아와 독일을 중심으로 16세기 중엽부터 17세기 전반에 걸쳐 발달한 ‘바로크(Baroque) 음악’은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음악으로 평가된다. 장조와 단조 등 음악의 체계를 확립한 시기이자 순수 기악 음악이 발달하게 된 계기가 바로 바로크 음악이다. 완벽하고 섬세한 소리, 성스러운 선율은 바로크 음악만이 낼 수 있는 최고의 맛이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바로크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시대가 바뀔수록 점점 더 음량이 크고 자극적인 소리를 만들기 위한 변화를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바로크 음악의 극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오는 28일 오후 7시30분 광주 남구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열리는 ‘마에스트리 디베르시’ 트리오 연주를 통해서다.

이날 음악회는 광주 출신 김진(59)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가 기획했다. 올해 한국 최초로 무반주 바로크 바이올린 솔로 음반 발매를 앞두고 있는 김 연주자는 고향에서 제대로 된 바로크 음악을 선보이고 싶다는 취지에서 음악회를 마련한다.

국내 고음악의 거장이기도 한 김 연주자는 1990년대 초반, 고음악이 전무하다시피 한 우리나라에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를 최초로 선보인 장본인이다. 서울예고와 서울대 음악대학을 졸업한 후 도미한 그는 미국 유학 시절 바로크 바이올린의 선율을 처음 접했으며, 유럽으로 건너가 지기스발트 쿠이켄을 사사했다. 이후 2002년 바로크 앙상블 ‘무지카 글로리피카’를 창단했으며 세계 정상의 고음악 전문 연주자들을 한국에 초청해 다양한 연주를 선보인 바 있다.

광주에서 마련하는 무대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김 연주자는 이날 무대를 위해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두 연주자를 초청한다.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프랑수아 페르난데즈(Francois Fernandez)와 쳄발리스트 아렌트 흐로스펠트(Arend Grosfeld)다. 이들은 이날 음악회에서 트리오 연주를 통해 요한 요제프 푹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주세페 안토니오 브레시아넬로, 헨리 퍼셀, 안토니오 비발디 등 초기 바로크 음악부터 후기까지 변천사를 한자리에서 들려줄 계획이다.

김 연주자는 무대에 앞서 “바로크 바이올린 두 대와 쳄발로가 펼치는 환상적인 선율을 느껴볼 수 있는 작은 ‘살롱음악회’”라며 “실내악에 가장 적합한 양림동 아트폴리곤에서 자연스럽고 섬세한, 정통 바로크 음악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쳄발리스트 아렌트 흐로스펠트(왼쪽)와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프랑수아 페르난데즈.

한편, 무지카 글로리피카가 주최하는 ‘마에스트리 디베르시’ 연주회는 오는 23일(듀오 연주)과 다음달 2일(트리오 연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오디오가이에서도 마련된다. 티켓은 3만원.(문의 010-3607-2114)/정겨울 기자